미국 월가 금융사들이 ‘99%의 부’를 독점하고 있다고 비판했던 ‘월가 점령’ 시위가 시작된 지 6개월을 맞아 시위대가 다시 활동을 재개해 수십명이 체포되고 최소 경찰관 3명이 부상 당했다.

600여명의 시위대는 17일(현지시간) 시위가 처음 일어난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 모여 오후 1시께 자유의 여신상 모형과 피켓 등을 들고 브로드웨이 쪽으로 행진한 뒤 주코티 공원으로 되돌아왔다. 이어 이날 밤 11시 30분이 조금 지나 시위대 일부가 공원 중앙부에 텐트를 치려하자 100여명의 경찰이 공원으로 진입해 해산 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명령을 거부하고 앉아있던 수십명의 시위대를 연행했고 시위는 자정 직전 종료됐다. 몇명이 체포됐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오전 시위대 15명을 체포하고 경찰관 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들은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3명의 여성이 구급차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날 주춤했던 시위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위대 대변인이라고 밝힌 마이클 프레모 씨(30)는 “이제 우리의 ‘봄 투쟁’이 시작됐다” 며 “사람들은 ‘월가 점령’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돌아왔음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보성향의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도 이날 오전 시위에 참가, “하루 종일 1주일 내내 월가를 점령하라(All day, all week, occupy Wall Street)”는 구호를 외쳤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