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열정과 긍정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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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고있지만 실천이 문제
'함께하는 삶' 위해 자기성찰을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
'함께하는 삶' 위해 자기성찰을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새겨 둔 영화 대사 한마디가 떠올랐다. 1990년대 중반 상영됐던 ‘러브 어페어(Love affair)’는 엔리오 모리코네의 아름다운 음악으로도 인상을 남긴 영화다. 여기서 남자 주인공(워런 비티)이 여자주인공(아네트 베닝)을 데리고 자신의 늙은 고모(케서린 햅번)를 만나는 장면이 있다. 늙은 고모는 두 연인에게 “중요한 것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얻은 이후에도 계속 원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한마디를 건넨다. 인생에서 시간의 두께가 쌓이고 경험의 힘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그 짧은 대사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말해 보라면 나는 ‘열정’을 꼽는다. 열정이란 단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일상의 용어다. 하지만 열정을 갖기는 쉬워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열정의 지속성은 의지력과 실천력이 담보돼야 한다. 열정으로 만들어진 성취는 개인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타인에게 긍정의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지난해 말 타계한 박태준 포스코 회장 상가를 갔었다. 고 박 회장의 상가는 본인 명의의 재산이 하나도 없었던 그의 삶처럼 검소했다. 나는 그분의 성공 철학은 오로지 ‘열정’과 ‘애국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훌륭한 경영자이기도 했지만 개인적 성취를 넘어 포스코를 오늘날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 되도록 만든 긍정 바이러스의 전파자이기도 했다. 한국 현대사의 거인인 박 회장은 “포스코가 더 크게 성장해 세계 최강이 되길 기원한다. 항상 애국심을 갖고 일하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겼다. 생을 다하는 날까지 초심과 열정을 잃지 않은 셈이다.
인간관계 전문가 데일 카네기는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다”라고 했다. 얼마나 많이 가질 것인가보다는 얼마나 가치로운 사람이 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터다. 인생 선배들에게 들어봐도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일은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함께하는 삶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4.0, 상생의 경제학, 함께하는 사회 등 새로운 방향의 사회질서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은 우리 스스로 긍정의 바이러스를 세상에 퍼뜨리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 성찰이 요구되는 시대다.
조웅기 <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cho@miraeasse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