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연초부터 다시 뛰기 시작하자 골드뱅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골드뱅킹이란 금가격 또는 환율 상승에 따라 발생하는 금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국제 금시세는 작년 9월 온스(1온스=32g)당 1900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작년 말 1500달러까지 밀렸다가 올해 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금값은 온스당 1700달러 선이다.

골드뱅킹이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환 손실 가능성이 있고 수익이 발생하면 배당소득세(15.4%)도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금상품에 투자할 때는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값 다시 꿈틀거리는데…이 참에 '골드뱅킹族' 돼 볼까
우리은행은 골드뱅킹을 시작한 지난 2월 한 달 동안 모두 502개 금적립 계좌에 10억원을 예치했다. 일부 프라이빗뱅킹(PB) 고객만 대상으로 판매했다는 점에서 선전한 실적이라는 게 자체 분석이다. 임영학 상품개발부장은 “골드뱅킹이 주식보다 변동성이 크고 환 리스크까지 있어 43개 PB점에서만 제한적으로 팔았는데도 고객 관심이 높았다”며 “원금보장형 상품을 추가하는 등 골드뱅킹 서비스를 조금씩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골드뱅킹 상품은 △인터넷·스마트뱅킹을 통한 거래 △금가격 자동 통보 △금가격 변동 연계 자동이체 거래 등 거래 편의성을 강화한 자유입출식 ‘우리골드투자’와 자유적립식 ‘우리골드적립투자’ 등 2종이다. ‘우리골드투자’는 금 실물 거래 없이 통장으로 자유롭게 금을 그램(g) 단위로 매입·매도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상품이다. ‘우리골드적립투자’는 적금처럼 금을 꾸준히 적립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지정한 목표 수익률 또는 허용 손실률에 도달하면 무료로 문자(SMS)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전 3개월 평균 금가격보다 자동이체 지정일 전날 금가격이 낮은 경우에는 매입량을 자동으로 늘리고, 높을 땐 줄여주는 골드적립 이체 서비스도 실시한다. 인터넷 및 스마트뱅킹으로 거래하면 스프레드율을 30%까지 우대해준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KB골드투자통장’ 1만계좌를 돌파했다. 고객들이 장부상 달러로 매입한 금을 원화로 환산하면 총 359억원어치다. 국민은행은 2010년 11월 골드뱅킹을 중단했다가 작년 9월 다시 시작했다.

KB골드투자통장은 금가격 또는 환율 상승에 따라 발생하는 금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거래 시점의 국제 금가격과 원·달러 환율에 의해 결정되는 거래가격에 따라 원화로 자유롭게 금을 입출금할 수 있다. 신규 가입할 경우 1g 이상 예치한 후 0.01g 단위로 거래가 가능하다. 가입 대상에 제한은 없다.

골드뱅킹 분야에서 가장 앞선 신한은행은 지난 8일까지 11만3141계좌를 달성했다. 판매액은 2010년 말 2004억원에서 작년 말 4175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 들어서도 591억원 증가했다. 유유정 투자상품부 차장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한 뒤 고객 저변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금값 다시 꿈틀거리는데…이 참에 '골드뱅킹族' 돼 볼까
신한은행은 2010년 8월부터 은행 보증의 ‘신한은행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 골드바’는 전 세계 금 현물거래의 기준 역할을 하는 런던금시장협회에 등록된 국내 유일 제조사인 LS-니꼬동제련에서 생산하며 99.99%의 순도와 질량을 보증한다. 종류는 1㎏, 100g, 10g 등이다.

신한은행은 달러화 보유 고객이 환전수수료 부담 없이 달러화로 가입할 수 있는 ‘달러 앤 골드테크통장’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환율 영향 없이 국제 금가격에만 수익률이 연동된다. 달러화 보유 고객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전환해 금가격이 상승하면 수익을 다시 달러화로 돌려받을 수 있다.

‘달러 앤 골드테크통장’은 개인이나 법인에 상관없이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인터넷뱅킹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거래금액이나 가입기간의 제한 없이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다. 또 사전에 지정한 가격이나 수익률 조건에 도달하면 요청한 금 수량을 자동적으로 매도 또는 매입할 수 있는 예약매매 서비스 및 금가격 변동내역을 휴대폰으로 알려주는 SMS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