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자살사망자 사회적 배경과 경제적 구조 이미 분석해 대책마련


한국의 자살률은 10년전에 비해 두 배 늘었으며 OECD국가 평균의 세 배에 달한다.

10대부터 30대 연령대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한 자살.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자살 공화국' 불명예를 안게 됐을까.

과거보다 풍족한 의식주를 누리고 있음에도 현대인들의 자살률이 천정부지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과연 자살을 막을 수는 있는 것일까.

시인이자 심리연구가인 질 비알로스키는 저서 '너의 그림자를 읽다-어느 자살생존자의 고백'을 통해 한 소녀의 위태로운 삶을 기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하는 여정을 담았다.

책의 부제인 '자살생존자-Suicide Survivor'란 자살로 가족, 친지 등 가까운 사람을 잃은 사람을 뜻한다.

저자의 동생은 21살의 젊은 나이를 일기로 갑작스럽게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자살을 택한 표면적 이유는 남자친구와의 결별이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자살자 중 76%는 사망 한 달 전 정신과 의사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시도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외침이기도 하며 동시에 극단적인 탈출의 방법이기도 하다.

자살자 유가족들은 공통적으로 죄책감, 상실감, 수치심, 분노 등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이미 일본은 자살사망자의 위기경로, 사회적 배경과 자살자가 궁지에 몰리게 되는 경제적 구조를 분석하여 그 특성 등을 고려한 자살대책을 마련해 자살률을 낮추는 데 성고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렌호(蓮舫) 행정쇄신상과 민간인 전문가가 참가하는 특별 대책팀을 만들었다.

1990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50명이 넘었던 핀란드는 자살자의 의무기록, 경찰 수사기록을 수집하고 자살자 가족과 지인을 면담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통해 2008년에는 16.7명으로 자살자를 줄이는 등 세계적으로도 자살생존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 명이 자살하면 가족 친구 등 주변의 10명 이상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들은 정신적 충격, 상실감으로 자살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고했다.

이제는 우리도 일본이나 핀란드와 같이 국가적으로 자살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할 때다.

최근 세계 최초의 4D 테마파크를 만들고도 38세의 나이에 자살을 통해 생을 마감한 최은석 디스트릭트홀딩스 대표의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 안팎에 큰 충격을 줬다.

특히 벤처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등이 장래 유망한 벤처기업인을 죽음으로 몰고 갔을 것이라는 점에서 애통함을 표시했다.

인간의 최우선의 본능이 생존에 대한 본능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자살을 택하는 사회. 그 끝은 밝지 않다.

경제적 발전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행복지수를 끌어올리고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고 위로하는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