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격전지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선 여야의 중진 정치인들이 ‘빅매치’를 벌이게 됐다. 새누리당은 문재인 바람에 맞설 후보로 27세 ‘정치신인’을 전격 투입했다.

서울 종로엔 6선의 홍사덕 새누리당 의원이 후보로 5일 확정됐다. 전국적인 지명도가 강점인 홍 의원은 대구 서구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당에 자신의 거취를 일임한 상태에서 이곳에 전략공천된 것이다. 이곳은 4선의 정세균 민주통합당 의원이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지은 상태다. 정 의원 역시 전북 무주·진안·장수·익산 지역구를 포기하고 서울 출마를 선언했다.

두 사람 모두 텃밭을 버리고 최대의 격전지를 고른 셈이다. 홍·정 의원의 당선 횟수만 합쳐서 10선이다. 연륜과 경륜으로 무장한 중진들의 싸움이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홍 의원은 친박근혜계의 대표적 중진이고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과 열린우리당 대표를 지냈다.

‘낙동강 전선’에서 야풍에 맞서 싸울 새누리당 의원들도 결정됐다. 27세 미혼 여성 손수조 후보는 부산 사상구에서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을 맞상대한다. 손 후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부산에서 태어나 쭉 자란 생활정치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 분위기는 좋다”며 “국회의원의 가장 큰 기득권인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 포기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부산 사하갑엔 왕년의 스포츠스타를 투입하기로 했다. 태권도 국가대표였던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최인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맞대결을 벌인다.

충북 청주상당은 충청권의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맞붙는 빅매치로 평가받는다. 민주당은 홍재형 국회 부의장의 공천을 확정했고, 새누리당은 정우택 전 충북지사를 공천했다.

구로갑과 서대문갑은 ‘리턴매치’다. 이범래 새누리당 의원과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미 두 차례 맞붙어 17대에선 이 위원이 압승을, 18대에선 90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이 의원이 당선됐다. 서대문갑의 이성헌 새누리당 의원과 우상호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이 지역에서만 내리 세 번을 겨뤘다. 역대 전적은 2승1패로 이 의원이 우세하다. 연세대 선후배 사이로 둘 다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