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에스엘·성우하이텍 '동반 질주'…현대차 中증설 후광효과 '스마트 카' 진화
자동차가 후진할 때 사각지대를 모니터로 보여주는 사각감지 시스템(BSD), 진행 방향에 따라 전조등 각도가 조절되는 인공지능형 전조등(AFLS), 주행 조건에 따라 승차감이 달라지는 가변식 전자제어 서스펜션(AVS).

현대·기아자동차가 최근 신차에 적용한 신기술이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 국내 부품업체들은 과거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던 첨단기술을 자체 개발해 현대·기아차 등에 납품하고 있다. 기계장치에서 전자장비의 단계를 넘어 스마트기기로 진화 중인 자동차산업의 밑바탕에는 부품업체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전자장비 경쟁력 △현대·기아차 중국공장 증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부품주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만도, 전장부품 경쟁력 주목

전장부품 부문에서는 만도 현대모비스 에스엘 등이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도는 브레이크 미끄럼 방지장치(ABS), 차체자세 제어장치(ESC), 전자제어 조향장치(EPS) 등 첨단 부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업체다. 현대모비스는 주행 조건에 따라 스티어링휠의 무게가 바뀌는 전동식 조향장치(MDPS)와 차선이탈 경고 장치(LDWS) 등을 개발해 만도를 추격하고 있다. 에스엘은 AFLS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다.

강상민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자동차 전장부품은 국산화율이 아직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완성차 판매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전장부품 관련 매출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후광효과’ 지속

현대·기아차 등 전방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659만대를 팔아 생산 규모 세계 5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는 6.2% 증가한 700만대 판매 목표를 세웠다.

박인우 LIG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 매출 중 현대·기아차 비중이 80%를 넘는다”며 “자동차부품 업종의 주가도 현대·기아차와 비슷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각각 중국공장 증설 계획을 갖고 있어 중국 비중이 높은 업체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현대차는 하반기 중국 3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며 기아차는 중국 3공장을 착공한다.

최대식 B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반조립제품(CKD) 수출 비중이 높은 성우하이텍 대원강업 한일이화 등의 매출과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기아차 계열 부품사 중에서는 현대위아가 중국공장 증설의 수혜주로 꼽힌다. 강 수석연구위원은 “현대위아는 핵심 부품인 파워트레인을 만드는 업체”라며 “현대·기아차가 해외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대위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T대우·넥센타이어, FTA 수혜

오는 15일 한·미 FTA가 발효되면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에 적용되는 2.5%의 관세가 사라진다. 전문가들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기업에 납품하는 비중이 높은 업체가 FTA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S&T대우 한라공조 평화정공 만도 에스엘 등이다. 타이어주 중에서는 미국 매출 비중이 25%에 달하는 넥센타이어가 수혜주로 꼽힌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S&T대우는 GM을 상대로 한 매출 비중이 2008년 0.6%에서 지난해 13.2%로 급증했다”며 “한·미 FTA 효과 등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