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3선 이상 또는 고령의 호남 의원들을 공천에서 상당수 배제하는 물갈이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면평가와 의정활동평가, 현역 교체 여론조사를 통해 3선 이상 의원 상당수는 공천에서 배제하고 초·재선 의원들은 경쟁력 높은 예비후보들과의 1 대 1 경선으로 자연스럽게 물갈이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은 4일 전남·북과 광주 후보들의 면접평가에 대한 종합심사를 완료하고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영남과 수도권 충청권 등 3차 공천까지 현역 의원의 공천 탈락이 전무한 데 따른 비판 여론이 높은 점을 감안, 호남지역에는 일종의 ‘충격요법’을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철규 공심위원장이 이틀간의 업무 거부를 통해 기싸움을 벌인 것도 호남 물갈이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공천 탈락에 따른 현역의 반발을 차단하기 위해 호남에 한해 같은 선수(選數)와 상임위별로 의원들이 실시한 다면평가와 의정활동, 유권자 교체지수 등 3가지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호남 현역 의원 가운데 김영진(5선·광주 서구을) 신건(전북·완산갑) 의원 등의 공천 탈락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의원의 탈락에는 선수 외에 의정활동과 다면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은 초선이지만 강남과 강원도 일대의 부동산 소유에 대한 지적과 다면평가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래(남원·순창), 조배숙(익산) 등 전북지역 3선 의원들도 공천 탈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이상에서는 이낙연 의원 등 1~2명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광주는 공천을 확정한 이용섭 의원(광주 광산을) 지역구와 모바일경선 모집 과정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한 광주 동구를 제외한 6개 지역구가 모두 현역 의원 공천 배제 또는 경선지역으로 분류됐다.

공심위 한 관계자는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역 교체 여론이 높고 다면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현역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공천 탈락을 결정하기로 했다”며 “공심위원장의 의중이 워낙 강해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번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