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제2의 중동 붐' 전문인재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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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위기와 기회의 땅
오일머니 플랜트 발주 증가…2대 교역파트너 전략 접근 필요
김중관 < 동국대 국제통상학 교수 / 한국중동학회차기회장 marcojk@hanmail.net >
오일머니 플랜트 발주 증가…2대 교역파트너 전략 접근 필요
김중관 < 동국대 국제통상학 교수 / 한국중동학회차기회장 marcojk@hanmail.net >
중동시장이 떠오르는 핵심적 배경은 2000년 이후 600% 이상 상승한 국제유가다. 최근 이란의 핵시설 개발에 이스라엘이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공언으로 강경 대응하면서 위기가 고조돼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상승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전 세계 원유운송의 35%, 하루 1700만배럴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마비되고, 새로운 중동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오바마 정부는 새로운 전쟁에 대한 손익을 계산하면서 이스라엘의 독자적 군사행동을 통제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이슬람권 내 영향력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질 수 있는 카드로 현 위기를 이용하고 있다. 오는 14일 국회의원 선거에서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중심의 보수진영이 50%,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측근세력이 3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메네이가 권좌를 지키는 이상 핵개발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과 중동을 연결하는 매개는 경제다. 한국경제가 발전하면서 석유소비량이 급증했는데, 석유취약지수가 세계 2위인 우리나라는 전적으로 중동석유에 의존해 왔다.
반면 오일머니로 부를 쌓은 중동국가들은 드넓은 사막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기간산업 수요를 확대해 왔다. 중동국가들을 여행하다 보면 한국이 건설한 대형 국책사업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전역에서 발견하게 된다. 1970년대에 시작된 중동건설 특수로 당시 해외파견 인력의 30%가 중동으로 향했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중동 파견인력이 전체의 80%를 넘어섰다. 2000년대 들어 한국의 발전소를 비롯한 플랜트수출이 속속 진행되면서 다시 중동시장에서 활기를 찾기 시작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급증한 오일머니를 활용해 플랜트 건설에서 대규모 국외 발주를 계속 늘리고 있다.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세 나라가 국가개발계획에 투입하는 예산만 6000억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1000억달러 선이던 중동의 건설발주 물량은 올해 1500억달러까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중동이 우리의 주력시장인 만큼 이 같은 발주량 확대는 국내시장에서 침체된 건설경기의 호재가 될 것이다. 제2의 중동 붐에 주도적으로 동참해 한국 경제의 호기로 가져와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전략은 있는가? 우리나라의 중동에 대한 열기는 단발성이다. 경제협력의 차원을 넘어 지속적인 관심과 상생의 관점에서 소통하는 네트워크 일원으로서의 자격과 역할을 해야 한다. 그를 위해 기술이나 인적자원을 활용해, 산유국과의 공동개발과 연대를 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중동경제를 연구한 전문가를 등용해 석유나 통상에 대한 정책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그들을 통해 중동과의 인맥을 개발하고 협력을 가속화시키는 노력으로 글로벌 시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고, 국제적 역량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문제점인가? 중국에 버금가는 교역 수준인데, 중동지역 전문가가 있는가? 일본의 중동지역 연구자의 대부분이 중동경제 분야 전문가인데, 우리의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제의 가치는 희소성과 실학이다. 현실에 적용되는 해외지역연구와 같은 실질적 학문에 무게를 두고, 우리 젊은 학생들이 중동에서 열리는 새로운 기회에 도전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김중관 < 동국대 국제통상학 교수 / 한국중동학회차기회장 marcojk@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