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엔低 '황사' 뚫을 종목은 …
3월 증시에서도 봄 기운을 느낄 수 있을까.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74포인트(3.8%) 상승하며 연초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으면서 상승 탄력은 한결 둔화하는 분위기다. 국제 유가가 들썩이고 엔화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고유가와 엔저가 3월 증시의 ‘황사’ 바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말 배럴당 109.59달러에 머물던 두바이 유가(뉴욕상업거래소 기준)는 지난 1일 119.64달러로 9.17%나 뛰었다. 지난달 24일에는 2008년 7월 이후 3년6개월여 만에 120달러를 넘기도 했다.

엔화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월 말 76.3엔에서 지난 1일 81.28엔으로 상승했다. 엔저 기조는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엔저는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런 상황에서 고유가와 엔저라는 ‘황사’ 바람을 피해갈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가 상승은 대부분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만 정유·화학 건설 조선 업종은 간접 수혜가 기대된다. 정유·화학 업종에서는 에쓰오일 SK GS 한화케미칼 SK이노베이션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은 고유가에 따른 대체에너지 관련주로 OCI LG상사 유니슨 사파이어테크 등을 추천했다.

엔화 약세는 엔화 부채가 많거나 일본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혜택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 롯데쇼핑 대한항공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등이 엔화 부채 규모가 큰 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 엘앤에프 등은 일본 수입 비중이 높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제 유가가 서부텍사스 원유(WTI) 기준 120달러 수준만 넘지 않는다면 건설 조선 정유 업종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며 “다만 너무 큰 폭으로 오르면 글로벌 경기에 타격을 줘 이들 업종마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