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인트] '창녕함안보' 확대해석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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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수 < 성균관대 수리학 교수 >
세굴이란 물의 흐름 등으로 인해 바닥이 침식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창녕함안보의 경우 하류쪽 세굴로 길이 400m, 폭 180m, 깊이 21m 정도의 웅덩이가 생겼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 웅덩이의 역할은 함안보에서 하류로 방류된 물의 운동에너지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침식구간이 더욱 하류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새로 만들어진 웅덩이의 규모가 크다는 것은 방류수의 운동에너지가 그만큼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함안보 공사 중 가물막이 등으로 강폭이 줄어들고 일부 수문을 통해서만 방류가 이뤄졌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함안보 강바닥의 세굴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인데, 문제는 웅덩이의 상류 쪽 면이 함안보 쪽으로 이동해 바닥보호공 아래를 침식시킬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며, 수리실험 등에 의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한 일이다. 현재로서는 침식이 계속 진행돼 보의 바닥보호공 아래까지 세굴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보강공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세굴이 상류 쪽으로 더 확대된다는 것을 보의 붕괴 위험과 연관짓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보다 더 황당한 것은 보의 건설이 애초부터 잘못된 선택이었고, 이에 따라 문제 많은 4대강 보의 해체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령 연금 운용에 일부 문제점이 발견됐다면 그 문제를 고치고 개선하면 되지, 연금제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일은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4대강 사업은 그 규모에 비해 단기간에 진행됐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숱한 논란을 거치면서 외형적으로는 4대강 사업이 완료돼 가는 시점에 있지만, 사업의 성공을 위한 보완 및 후속 계획, 유지관리, 연구개발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진정한 4대강 살리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하겠다.
전경수 < 성균관대 수리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