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했던 과학자 꿈 되찾아…삼성서 스마트폰 만들고 싶어요"
“주변에 얼마나 한국자랑을 하고 다녔는지 친구들은 저를 한국인(Korean)이라고 부릅니다.” 작년 9월 제닌기술고등학교 졸업당시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실시된 실업계 고교졸업 시험에서 전국수석을 차지한 사미 모하메드 카바하(19·사진)는 “한국인이라고 불리는 것이 오히려 자랑스러울 정도로 한국에 대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카바하의 꿈은 과학자가 되는 것이었다. 어릴 적부터 과학이나 공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실업계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은 포기하고 돈을 벌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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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가 진학할 고등학교는 시설도 열악하고 교육수준도 낮았다. 더 많고 깊은 지식을 배우고 싶었던 그는 당시 ‘코리아학교’인 제닌기술고등학교가 신설된다는 소문을 듣고 방문한 뒤 입학했다. 제닌기술고등학교에서 한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

카바하는 “다른 실업계 고교에 다녔던 친구들이 20여명 되는데 우리학교의 시설과 교육수준에 관한 얘기를 하면 다들 오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카바하는 졸업 후 알쿠즈 대 전자공학과에 진학했다. 취업을 위해 입학했던 제닌기술고가 포기할 수도 있었던 과학자의 꿈을 다시 꾸게 만들어 준 셈이다. 대학서 첫 학기를 마친 카바하는 과 수석까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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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재학 시절 실무위주의 교육을 받아 인문계 고교를 마치고 진학한 동기들보다 실력이 좋은 편이었기 때문”이라며 “교수들도 제닌기술고 얘기를 들으면 깜짝 놀랄 정도”라고 전했다.

카바하는 대학 졸업 후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 LG 같은 한국기업에 취업해 갤럭시폰 같은 제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카바하는 한국에 대한 애정과 한국을 더 알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기회가 되면 꼭 한국에 방문하는 것은 물론 한국에서 공부도 하고 싶다는 그는 “ 한국학생들과 팔레스타인 학생들의 교류를 주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닌=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