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65) 일가의 역외탈세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국세청과 공조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에 역외탈세 전담조직이 있는데 현재 협조를 받으려고 협의 중”이라며 “국세청과 공조 수사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하이마트의 양모 재무본부장 등 자금담당 실무자 3~4명을 소환, 선 회장이 계열사와 관계사를 통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선 회장이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를 조세피난처로 이용, 페이퍼컴퍼니를 차려 1000억원대 자금을 빼돌려 역외탈세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날 선 회장의 아들과 딸이 각각 지분을 갖고 있는 IBA홀딩스를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25~26일 하이마트 대치동 본사와 계열사, 선 회장의 도곡동 자택, 자녀와 연관된 계열사ㆍ관계사 7~8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선 회장의 아들 현석씨가 대표로 있는 HM투어, 딸 수연씨가 2대 주주인 광고대행 협력사 커뮤니케이션윌이 포함됐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실무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선 회장과 자녀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압수물 분량이 수십박스에 이르는 등 분석해야 할 자료가 방대해 이번주에 선 회장을 부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선 회장이 빼돌린 자금을 조세피난처를 거쳐 세탁하고 자녀에게 불법 증여한 혐의를 포착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선 회장 한 명만 입건된 상태였지만 추가로 입건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i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