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지수가 고유가와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로 1%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로 정유·화학주가, 엔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로 자동차주가 하락해 지수를 끌어내렸다"며 "유가와 엔화의 수준은 현재보다 빠르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란이 중동 원유의 수출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 미국이 무력행동에 나설 수 있지만 이란이 사태를 최악으로 이끌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또 리비아의 석유생산 설비가 정상화되고 있고, 미국와 유럽의 비축량을 감안해도 현재의 유가수준은 일부 투기세력에 의한 것이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일본은 은행 보험 등 3월에 결산을 맞는 기업들이 많다"며 "해외로의 자금 송금기가 돌아오는 만큼 엔화 가치가 우려할 정도로 빠르게 약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2000선 위쪽으로의 상승을 이끌 경기와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이 부재한 것은 부담이란 분석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0선까지는 유동성에 의해 올라왔으나, 이 이상에서는 투자자들이 경기나 실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올 1분기 실적의 윤곽이 나올 때까지 약 한 달여가 남은 만큼 모멘텀의 공백상태"라고 진단했다.

유동성 환경에 변화가 없고, 주 후반 유럽의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시행과 중국 양회 등이 있어 점진적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정보기술(IT)주와 중국 모멘텀이 있는 철강 기계 등 인프라 관련주를 조정시 분할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