穩中求進…中, 권력이양 앞두고 안정에 '방점'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다음달 3일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으로 시작된다. 5일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면서 중국은 14일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의 개혁을 위한 입법화 작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번 양회는 올해 가을 지도부 교체가 예정돼 있는 18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회의여서 ‘안정과 개혁의 조화’라는 과제를 어떻게 구현할지 관심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양회의 키워드로 ‘온중구진(穩中求進, 안정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추진한다)’을 꼽고 있다.

◆경기부양책 기대

후안강(胡鞍鋼) 칭화대 공공관리학원 교수는 26일 “올해 양회는 경제발전 방식의 지속적인 전환을 추진하면서 민생 개선, 개혁 가속화, 사회관리 능력 개선 등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전체적인 기조는 ‘온중구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현 지도부가 오는 10월께 열리는 18차 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에 권력을 이양하는 만큼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 유럽 등의 경기침체로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부양책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은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성장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양회를 통해 국제적인 신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다음달 5일 전인대 연설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8% 미만의 성장률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지만 이번 양회 기간에 8%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부양책들이 쏟아져나올 공산이 크다. 특히 올해는 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의 두 번째 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규모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다. 중국 정부도 올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겠다고 천명했다.

◆민생 안정에 주력

인민망이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올해 양회의 최대 주제로 사회보장 수입분배 사회관리 공정교육 의료개혁 등을 꼽았다. 다이쉐라이(戴學萊) 톈진대 국민경제연구원 교수는 “양회는 민생 사회보장 물가 부동산 등 인민들의 생활수준 향상 문제와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올해는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강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빈부격차 축소와 복지 혜택 확충 등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대책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감세를 통한 세제개혁, 사회보험 등 안전망 확충, 최저임금 인상, 주택 공급 확대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개인 면세점을 올리고 부동산 보유세를 늘리는 등 세제개혁에 착수했다. 또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영업세를 부가가치세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일자리를 늘리고 연금 및 의료보험을 확대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보장방’(서민용 임대주택)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가격 안정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회에서는 또 티베트와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중심으로 한 민족 갈등 해소 방안과 형사소송법의 전면 개정을 통한 인권 향상 방안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중국신문망이 전했다.


◆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를 함께 부르는 말. 한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는 법률과 예산심의 등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31개 성·시·자치구·인민해방군 대표 약 35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협은 최고 국정 자문회의로 공산당 및 사회단체 대표 2000여명이 위원이다. 양회는 정협에서 건의한 내용을 전인대에서 심의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