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282바퀴 돈 윤윤수 회장 "실패에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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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치대 수학 인연…졸업식 축사
윤윤수 휠라글로벌 회장(사진)이 24일 서울대 졸업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기업가정신을 설명하며 오래된 이 말을 다시 꺼냈다. 이날 서울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66회 전기 학위수여식에는 학사 2771명과 석사 1852명, 박사 651명 등 총 5274명이 학위를 받았다.
윤 회장은 서울대 의대에 세 번이나 도전했지만 실패를 거듭했으며 서른 살이 돼서야 한국외국어대 졸업장(정치외교학과)을 받았다. 세 번의 도전 중 한 번은 서울대 치대에 2지망으로 합격, 한 학기 동안 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이 인연으로 서울대 초청을 받아 졸업식 축사를 맡았다. 그는 졸업생들에게 “최근 불확실한 세계 경제환경이 여러분의 미래를 만만치 않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세계 경제환경은 과거에도 늘 불확실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불확실할 것이기에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에 입문한 후 현재까지 지구 282바퀴를 돌 만큼 비행기를 탔다”며 “졸업생 여러분의 무대는 더 이상 좁은 한국이 아니라 세계이며 지구촌”이라고 다시금 되새겼다.
더불어 윤 회장은 혁신적인 정신을 강조했다. 자본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휠라코리아가 4억달러에 이르는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휠라글로벌 본사를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발상의 전환 때문이라는 것. 브랜드의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전환시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휠라글로벌을 인수할 수 있었다고 윤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무한경쟁 사회에서 똑같은 논리와 전략으로 두 번 세 번 승리하기는 어렵다”며 “이때 필요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논리와 전략은 MBA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 때문에 “많은 실패를 경험하라”고 조언하며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윤 회장은 해방 직후 태어난 지 100일도 안 돼 어머니를 여의고, 농사를 짓던 아버지마저 폐암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신 탓에 안타까운 마음에 의대를 가기로 결심했다. 윤 회장은 “어려운 가정환경과 세 번의 대학 입학 좌절을 통해 겸손을 배웠고 인내심을 키웠으며, 끝을 볼 때까지 열심히 하는 근성과 성실함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회의차 한국을 방문한 조지 네피어 아큐시네트 어패럴 부문 대표와 휠라의 창업주 가문 후손인 프란체스코 휠라 씨 등 회사 관계자 30여명이 함께 참석해 윤 회장의 강연을 경청했다. 휠라는 지난해 약 13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해 세계 1위 골프공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 골프화 브랜드인 풋 조이를 보유한 스포츠용품 기업 아큐시네트를 인수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