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 구간에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적극적인 먹성을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외국인들도 코스피 종목외 코스닥 종목들에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기관은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114억원을 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1515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코스닥시장에서 413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심층분석]기관·외인, 바구니에 코스닥株 쓸어 담아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IT(정보기술) 장비주를 대거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 종목 1순위로는 아이씨디가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은 아이씨디에 304억4200만원 이상을 투자했고, 이 기간 주가는 20.11% 뛰어올랐다.

조성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LCD 사업 분할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 가능성으로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아이씨디의 주가 상승폭이 큰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아이씨디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5.5세대 라인내 점유율을 90% 확보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대표적인 IT 장비주인 에스에프에이(274억6000만원)와 이라이콤(253억8500만원)도 각각 사들였다. 현대증권은 이라이콤에 대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스마트폰, 태블릿PC, e-북의 비중이 예상보다 빠르게 높아져 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 뒤를 스마트폰 관련주인 파트론서울반도체, 실리콘웍스가 잇고 있다. 외국인 기관 동시 순매수 상위 15위권 내에는 게임빌과 골프존, 에스엠, CJ오쇼핑이 포함된 점도 눈에 띄고 있다.

골프존의 경우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같은 기간 11.62% 뛰어오르면서 다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신영증권은 "골프존은 지난 2일 새로운 골프 시뮬레이터(GS)인 '골프존 비전(이하 3R)'을 출시하면서 GS판매가 활기를 찾고 있다"며 "네트워크 서비스도 고성장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탄력적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이미 지난해 기록한 전고점(장중 기준 545.06)을 넘어선 코스닥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이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이 지수대에 도달한 것은 2009년 이후 네번째"라며 "코스닥지수는 지난 4년간 횡보하는 국면이었지만 정체를 보이고 있는 코스피와 달리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함께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올해 저항선을 뚫고 600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코스피에 비해 종목간 수익률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이런 전제하에 코스닥 종목별로는 실적의 일관성을 첫 번째로 확인해야 한다"며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좋은 종목이라도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이 일관되게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