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인석 신임 회장 정부 비판 "대학자율권 보장·재정 확충을"
함인석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신임 회장(61·경북대총장·사진)은 13일 “올해가 대교협 설립 30년 만에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라며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과 등록금 인하 압박 등을 비판했다.

이날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18대 회장으로 뽑힌 그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교협은 4년제 대학들의 협의체로 함 회장 임기는 4월8일부터 2년간이다.

그는 “등록금 문제 등 대학의 정책과 나아가야 할 방향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이 올바르게 진행되려면 (정부가) 총장과 교수들의 의견을 깊이 있게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재정 지원 확대도 요구했다.

함 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1%를 고등교육에 지원하지만 우리나라는 0.6%에 불과하다”며 “재원이 부족해 고등교육이 힘들어진다면 나라의 장래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립대 등록금이 지난 3년간 동결된 데 이어 올해 인하됐기 때문에 대학 운영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함 회장은 총장직선제 폐지 등 정부의 국립대 선진화 방안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직선제 폐지에 찬성하지만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수와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과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총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들도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과 등록금부담 인하 압박 등에 불만을 쏟아냈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을 통한 대학 재정 확충과 재단전입금 확대를 위한 제도 마련, 든든학자금 대출 이자율 완화 등도 제안했다.

한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회의에 참석한 총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가장학금 확대와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 및 장학금 확충 노력에 힘입어 올해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평균 19.1%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며 “등록금 인하에 적극 협조한 대학들을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서 우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