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사업조정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발(發) 재정위기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으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기존 투자주식과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미 중견그룹의 사업조정은 ‘현재진행형’이 됐다. 웅진그룹이 이달 초 핵심 계열사 웅진코웨이(생활가전부문)를 매각하고 태양광에너지 사업 등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재계 순위 14위인 STX그룹은 STX유럽 자회사인 STX OSV(해양플랜트 부문)를 오는 4월까지 팔 계획이다. 선제적 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동양그룹 역시 현금 확보를 위해 핵심 계열사인 동양생명을 매물로 내놨다. 삼양그룹은 지난달 말 36년간 지속해온 사료사업을 접기로 했다. 비주력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화학과 식품 사업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거나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더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말 신재생에너지 분야 계열사인 삼올을 해산시켰다. 대한전선도 올 들어 선운산CC를 482억원에 매각했고 아프리카 콩고의 해외법인도 207억원에 팔았다.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대한해운 역시 이달 초 알짜 계열사인 광양선박을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