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누비는 아마조네스 4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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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우먼파워
국제전문 여성인턴 11기 출범
국제전문 여성인턴 11기 출범
여성가족부(장관 김금래)가 선발하는 ‘국제전문 여성인턴’의 제11기 회장 이승연 씨(32·이화여대 동시통역대학원)는 8일 이렇게 말했다. 여성부는 유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싶어하는 여자 대학원생을 지난달 선발해 2주간의 기본소양 교육을 거친 후 이날 11기 발대식을 했다. 80여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인턴계획서 심사, 영어·한글 면접, 번역 시험 등을 거쳐 4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각자 일하고 싶은 국제기구를 정해 6개월 정도 현지 본부에 나가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된다. 김 장관은 이날 폐회 선언에서 “내가 지금 태어났으면 여러분과 경쟁해야 했을 텐데 아마 취직도 못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지난해 10기로 선발됐던 선배 인턴 3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국제기구 업무를 직접 체험해본 게 자기계발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8~12월 OECD 개발협력국에서 일하며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준비했던 박혜령 씨(25)는 “한국의 업무문화와 국제기구의 업무문화를 동시에 경험해 사회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지난해 4~9월 일했던 최미지 씨(27)는 “논리적으로 핵심만 간결하게 말해야 하는 국제기구의 회의에 참여하며 압축적인 의사표현으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법을 배웠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에서 지난해 1~7월 인턴 업무를 했던 공수진 씨(24)는 “예전에는 마냥 국제기구 취업만을 원했는데 몸이 어디에 있는지보다 생각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글로벌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인권변호사 활동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11기 인턴들도 기대와 함께 각오를 내보였다. 지혜론 씨(26·경희대 국제대학원)는 “평소 저개발국 여성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유네스코(UNESCO)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며 “커뮤니케이션디벨로프먼트 프로그램(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정보공유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나 씨(29·전남대 대학원 영어교육전공)는 “OECD 교육국에서 일하거나 ILO의 아동노동 철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며 “전공도 언어교육인 만큼 여성·어린이 문맹 퇴치 사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확실히 익히고 오겠다”고 의지를 내보였다.
여성부의 이 프로그램은 여성들의 국제기구 취업도 촉진하고 있다. 2001년 1기를 모집한 뒤 지금까지 163명이 인턴십을 수행했는데 이 가운데 60명이 국제기구 또는 외교업무를 보는 기관에 들어갔다. 이승연 씨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에서 한국인이 빠지는 추세인데 그곳에 취업해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며 “똑 부러지는 능력을 발휘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등 국위선양하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