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디젤-하이브리드 경쟁' 불 붙었다…美 포드도 '연비 레이스' 출격
국산차와 일본차가 주도하던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미국차가 도전장을 던졌다. 포드코리아는 8일 2012년형 퓨전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했다. 포드가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첫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는 “주력 차종은 아니지만 미국차는 덩치가 크고 연비가 낮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우선 100대를 들여온다”며 “기존 하이브리드와 달리 정숙성보다 주행 성능을 강화한 독특한 미국형 하이브리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브랜드 하이브리드카 첫 상륙

연초부터 하이브리드카와 디젤차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도요타, BMW, 폭스바겐 등이 연료효율이 좋은 디젤과 하이브리드카를 올 시장싸움의 첫 출전주자로 선택해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매년 처음 선보이는 마수걸이 차는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판매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며 “올해는 기술력과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고연비의 디젤,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는 올 들어 이미 하이브리드카 2종, 디젤 6종 등 총 8개 모델을 내놨다.

하이브리드카는 한국도요타의 뉴캠리에 포드가 가세했다. 포드의 퓨전 하이브리드는 공인연비 16.7㎞/ℓ, 가격 476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국산, 일본 브랜드와 경쟁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실연비와 공인연비의 차이가 크지 않고 LCD 계기판 등 편의사양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디젤은 스포츠카,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대형 세단까지 차종이 다양해졌다. 지난달 BMW코리아가 미니 디젤을, 폭스바겐은 지난 6일 스포츠카 시로코 R 라인을 내놨다. 한국닛산은 오는 20일 5인승 럭셔리 SUV 올뉴 인피니티 FX30d 출시한다. 나이토 켄지 한국닛산 사장은 “도요타, 혼다의 하이브리드 공세에 맞서기 위해 일본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디젤을 들여온다”며 “앞으로 디젤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젤이냐 하이브리드냐”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소비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가격과 연비뿐만 아니라 유류비, 세제혜택, 유지비용 등을 따져본 뒤 구입하라고 조언한다. 하이브리드카의 가격이 디젤보다 비싸더라도 취득세를 감면받으면 가격이 역전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의 중형 세단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i40 살룬 디젤을 비교하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로열형은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감면받으면 3295만원, i40 살룬 프리미엄형은 3155만원으로 하이브리드가 140만원 비싸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카는 등록과정에서 취득세와 공채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이달 판매조건을 적용해 100만원을 할인받고 취득세 혜택을 받으면 i40 살룬보다 실질적인 구입비용이 50만~100만원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4290만원짜리 도요타 뉴캠리 하이브리드는 취득세 감면분을 포함해 실 구입비용은 4400만~4500만원이다. 4000만원의 수입 디젤차에 취득세를 포함하면 큰 차이가 없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주차장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게 도요타 측 설명이다.

하이브리드카는 디젤보다 공인연비와 실연비가 차이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뉴캠리 하이브리드는 국내 공인연비가 23.6㎞/ℓ이지만 미국 기준 연비는 18.7㎞/ℓ 수준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