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24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에서 갤럭시S3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애플이 자체 행사를 통해 아이폰을 공개하는 것처럼 별도 이벤트를 열고 갤럭시S3를 선보일 예정이다.

6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MWC에서 갤럭시S3는 나오지 않는다"며 "출시 직전 따로 행사를 갖고 제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시 시기는 상반기 중으로만 예정됐고,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앞서 이영희 삼성전자 전무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갤럭시S3 공개 시기에 대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언급해 공개가 미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3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최신작인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넥서스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 노트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이 판매됐고, 이달 말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출시할 계획이어서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인 갤럭시S2도 국내에서만 1000만대 이상이 팔렸고, 글로벌 20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력 제품들이 여전히 잘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차기 제품을 내놓아 카니발라이제이션(자사 제품끼리 간섭현상)을 만들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애플이 오는 6월께 '세계 개발자 회의'(WWDC)를 통해 아이폰5를 공개할 예정이란 점도 갤럭시S3의 공개를 늦추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5 공개 시점에 맞춰 갤럭시S3를 공개해 애플과 정면승부에 나서겠다는 의지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한편 갤럭시S3는 쿼드 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