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경영하는 제과점이 국내에 상륙했다. 초콜릿과 사탕을 파는 가게다. 세계 3위의 부자가 그런 가게까지 경영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거니와 대기업들이 소위 ‘재벌 빵집’을 비난하는 여론에 밀려 베이커리 등의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동안 논란거리가 될 것 같다.

버핏은 한국에서도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증권투자로 400억달러(44조7000억원)의 부를 쌓았고, 그 재산 가운데 310억달러를 빌 게이츠 자선재단에 기부키로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더욱이 최근 미국의 고질병인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부자세를 거둬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그를 칭송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면 이런 ‘오마하의 현인’의 국내 제과점 시장 진출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벅셔해서웨이부터 살펴보자. 자산 3722억달러, 연매출 1360억달러의 이 회사는 말 그대로 지주회사다. 주력 업종은 보험업이다. 자회사만도 40여개, 투자회사는 헤아리기 힘들다. 한국에서는 보험회사가 일반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가질 수 없지만(삼성생명을 생각해보라) 버핏은 레버리지가 손쉬운 보험지주회사를 통해 수많은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면서 회사를 키워왔다. 이 M&A조차 상속세를 내기 위해 눈물과 함께 팔려나온 상속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버핏이 상속세 폐지에 반대하는 것도 자신의 장사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벅셔해서웨이 그룹에는 햄버거 회사, 초콜릿·사탕 가게, 보석상 등 없는 업종이 없다. 문어발 중의 문어발이다. 그의 거액 기부가 실은 상속세 회피 수단이며 동시에 큰아들 하워드 버핏에 대한 절묘한 상속이라는 비난도 있다. 그와 빌 게이츠가 세계 40명의 억만장자들에게 기부서약을 하자며 초청장을 보냈을 때 독일의 부호 페터 크래머는 ‘기부는 생색내기’라며 거부했다. 크래머는 “정부에 세금으로 내야 할 돈을 자신이 기부라는 이름으로 마음대로 쓰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응수했다고 한다.

버핏은 한국에서 재벌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단골로 빌려오는 이름이다. 그러나 허상이다. 증권투자의 천재요, 절세의 달인일 뿐이다. 입만 열면 버핏을 끌고 오는 한국의 반기업 세력들이다. 한국 재벌의 호텔 내 빵집을 모두 문 닫게 만든 이들은 세계적 재벌 버핏의 제과점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