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직 버리고 10년 참선…두 佛子의 깨달음
10년 전 실력 있는 학자로 인정받던 동국대 불교학과의 두 교수가 강단을 떠나 경남 통영의 외딴 섬 오곡도로 갔다. 장휘옥(왼쪽)·김사업 교수(오른쪽)다. 각각 일본 도쿄(東京)대와 교토(京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잘나가던 이들이 오곡도로 간 이유는 단 하나, 참선 수행을 위해서였다. 10년간의 수행 결과를 담은 책 ‘무문관 참구’(민족사)를 내고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한 이들을 서울 관훈동에서 만났다.

“불교학을 공부했으니 괴로움의 원인을 잘 알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선(禪)에 대해 강의까지 했지만 정작 우리 자신은 괴로웠어요. ‘마음 한번 바꾸면 극락’이니 ‘번뇌가 곧 보리’라고 말은 하면서도 실제로 마음을 바꾸고 비우는 법은 몰랐던 거죠.”

이들은 오곡도에서 폐교된 분교를 수리해 선 전문도량인 오곡도명상수련원(ogokdo.net)을 열었다. 장 교수는 원장, 김 교수는 부원장이다. 세계 각지를 돌며 간화선을 비롯해 남방불교와 티베트불교 등의 다양한 수행법도 체험했다.

그 결과 이들이 선택한 것은 일본 임제종의 간화선이었다. 간화선을 최고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한국 선불교 대신 일본의 간화선을 택한 이유는 뭘까. 김 부원장은 “중국 송대부터 전해내려온 독참(獨參)의 전통이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10년의 수행 끝에 이들이 얻은 결론은 뭘까.

“화두를 타파하면 깨닫는 것이고 괴로움을 여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그 깨달음의 자리는 어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에 있어요. 고통 속에 있으되 고통을 고통으로 여기지 않는 것, 현실에서 자기 일에 100% 전념하며 만족하는 것이 바로 깨달은 삶입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