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2년 지난 공정위 정보공개서
주부 최성숙 씨(46)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매장 수 추이와 가맹비, 평균 매출액 등이 실린 가맹사업본부 정보공개서를 확인하려 했지만, 주요 가맹본부의 정보가 2년이나 지난 내용이었던 탓이다. 최씨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묵은 자료만 있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서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의 정보공개서를 검색해보면 본죽 김밥천국 뚜레쥬르 이디야커피 등은 아직도 2009년 자료가 최신 정보로 올라와 있다. 모두 조회 수가 1000건을 넘는 창업 선호 브랜드들이다.

이들 업체가 자료를 늦게 낸 것일까. 해당 업체들은 제때 정보공개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가맹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정보공개서를 등록하고, 변동사항이 있으면 매년 초부터 120일 이내에 공정위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업체들로부터 받은 자료는 공정위의 심사·검토를 거쳐 홈페이지에 등록된다.

정보공개서가 홈페이지에서 바뀌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공정위 측은 ‘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공정위 가맹유통과 관계자는 “정보공개서 심사·등록을 담당하는 가맹거래사가 6명에 불과하다”며 “2900여개에 이르는 업체의 정보공개서를 검토하기엔 일손이 달린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변동사항도 4월 말까지 업체로부터 자료를 받고 심사해봐야 언제 업데이트될지 알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창업희망자들이 “중요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창업과정의 피해를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공정위의 당초 정보공개서 시행 의도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업체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제때 제출했는데도 홈페이지에 반영되지 않은 탓에 애꿎은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보공개서가 갱신되지 않은 것을 보고 내부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문의하는 예비창업희망자들도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청년실업률이 상승하면서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예비창업자들은 가맹사업본부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발빠른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

조미현 생활경제부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