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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진실과 대면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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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게임이다. 정치 돈봉투, 론스타 논란, 부실 저축은행 문제, 다이아몬드가 모두 그렇다. 받은 사람은 있는데 준 사람은 없고, 정작 주인공은 뒷전으로 빠져 입을 다물고 있다. 윗선으로부터 지시를 받았을 뿐인 부하들과 후임자들이 짐을 짊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또한 동료 의식에 빠져 진실보다는 의리에 함몰되고 만다. 박희태 국회의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요즘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설명이 어렵고 상황이 불투명할수록 객관적 사실에 기반해 진실을 가리겠다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이아몬드 내부거래 사건도 공직자들 간에 집단 동료의식이 작용한 결과다. 국가 조직이 돌아가는데 사적의리가 될 말인가. 진실만이 유일한 대책이다. 진실과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1. 론스타 문제, 김석동 위원장은 무엇을 생각하시나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김 위원장은 어제 민주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심의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일단 한발을 뺐다. 그는 또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는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며 따라서 하나금융에서 뭐라고 하든지 그건 내 관심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관심사항이 아니라면서 김 위원장은 왜 이리 시간을 끄시나.

    김 위원장의 말대로 론스타가 산업자본으로 판명되더라도 달라질 게 없다. 산업자본으로 판명날 경우 론스타가 의무적으로 팔아야 하는 지분은 ‘10% 초과분’에서 ‘4% 초과분’으로 조정된다. 그러나 론스타는 외환은행 보유지분 전체(51%)를 팔려는 것이어서 이 수치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은 외환은행 매각에 별 영향도 없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해 왜 계속 침묵하며 시간을 끄는 것인가.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싸고 아직도 해명되지 않은 숱한 의혹들이 남아 있다. BIS 비율조작과 헐값 매각, 은행 대주주가 될 수 없었던 사모펀드에 대한 예외 적용, 공개경매 아닌 수의 계약 등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리고 이런 의혹의 중심에는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있고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이던 김석동 위원장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바로 자신이 관련된 문제를 지금 김 위원장은 뜨거운 감자처럼 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외환은행 매각이 국장선에서 이루어졌다고는 전혀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훨씬 윗선이었을 것이다.

    감사원은 이미 2007년 초 외환은행을 부적절하게 매각한 김석동 당시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 양천식 당시 금감위 상임위원 등 재경부, 금감위, 금감원 관련자 11명에 대해 주의 촉구조치를 내린 바 있다. 모두 실무자들이었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으로 확인되면 또 다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도 있다. 그 안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희대의 스캔들이 터지는 것이라면 김 위원장의 장고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작은 결함을 숨기기 위해 더 큰 결함을 은폐해서는 곤란하다. 지금 김 위원장에게 필요한 것은 진실에 직면하는 용기다. 진실은 시간을 끈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2. 권혁세 원장은 부실 저축은행 고민할 이유 없다

    몇개의 저축은행이 또 영업정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9월 자체 정상화를 조건으로 적기시정조치를 일시 유예했던 6곳 가운데 일부가 퇴출대상이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1월 이후 영업정지되는 저축은행은 모두 20곳에 육박하게 된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저축은행들의 자산가치는 떨어지고 증자 등을 통한 자구는 부진하다. 다른 85개사도 BIS 비율을 충족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저축은행 문제는 하루이틀 사이에 정리될 일이 아니다. 부실의 근원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뿌리깊다. 그래서 진작 MB정부 초기에 털고 갔어야 했던 문제다. 세계 금융위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같은 사정이 있었다고 하지만, 차일피일 정리를 미룬 탓에 부실이 확대된 것도 사실이고 현 정부가 소위 덤터기를 쓴 것이다. 더욱이 그 사이에 일부 저축은행 대주주들은 회사 돈을 빼돌려 뒷주머니를 채우고 회계장부 조작으로 부실을 은폐하고 노회한 로비스트들을 고용해 정·관계에 뇌물을 뿌려댔다.

    권혁세 원장은 부실저축은행 문제를 놓고 고민할 것 없다. 총선 일정을 들여다보고 여론을 고민하고 경기흐름을 살펴볼 까닭이 없다. 단순명쾌하게 처리하는 것이 때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당초 발표했던 퇴출 기준을 충족하는가 아닌가만 판단해 정리할 것은 정리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잘못된 유산을 물려받은 만큼 지금은 더 이상의 부실을 낳지 않게 단호하게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것이 다음 정부의 짐도 덜어준다. 좌고우면은 또 시간만 허비할 뿐이다.

    3. 돈봉투 기억나지 않는다는 朴의장과 민주당

    사실 모두가 다 아는 문제였다. 지방 대의원들이 서울까지 올라오면 누구라도 차비와 밥값은 내야 하는 것이다. 지금 그 일로 정치판이 시끄러운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그런 종류의 쇼다. 알려지면 부끄러운 일이고 모르면 관행일 뿐이었다. 소위 죄 없는 자 돌멩이를 던질 그런 일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돈봉투 문제는 4년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네티즌들이 붙여준 ‘치매 의장’이란 별명에 대꾸할 말이 없어진다. 다들 비슷한 논리를 들이댄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은 비서관이 최구식 의원 몰래 했고, 이상득 의원실 계좌의 10억원이 넘는 뭉칫돈은 의원도 모르게 보좌관이 받은 것이었지 않나.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도 뻔뻔하기로는 오십보백보다.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돌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문성근 이학영 등 경선후보들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등 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갑자기 조용해졌다. ‘뼛속까지 썩은 한나라당’이라고 맹비난하던 민주당이 지금은 하나같이 꿀먹은 벙어리다. 한명숙 대표는 “사실 관계가 하나도 밝혀진 게 없다. 이런 상태에서 검찰 수사는 부적절하다”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대고 있다.

    왜들 이러시나. 망각과 부정이 진보를 자처하는 민주당의 특징이다. 기억과 시인이야말로 진보의 진정한 가치 아니었나. 한국 정치가 3류도 아닌 4류라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빤히 드러난 진실 앞에서도 한없이 도망치려는 한나라와 민주당의 비겁함이 4류임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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