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사자'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운수장비, 화학, 철강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다. 중국 경기 회복 및 지급준비율 인하 모멘텀을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IT(정보기술) 업종 내에서 대형주 비중을 일부 축소하고 중소형주 비중을 늘리는 흐름이 나타났다.

18일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4포인트(0.14%) 내린 1890.10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7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특히 이달 들어 4거래일을 빼고 매일 매수 우위 기조를 보여 지난 17일까지 1조705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어떤 종목을 담았을까.

[초점]중국 모멘텀 사는 外人…7일째 '사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조선주인 현대중공업(4726억원 순매수)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2395억원), 현대차(1586억원), 기아차(1276억원) 등 자동차 관련주들의 비중을 확대했다. 철강주인 포스코(1482억원)와 현대제철(586억원), 정유주인 S-0il(661억원), SK이노베이션(481억원) 도 눈에 띄었다.

이 밖에 IT 중소형주인 하이닉스(2742억원), LG디스플레이(862억원), 삼성전기(389억원)도 매수 상위 종목으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전자(5031억원 순매도)가 순매도 1위 종목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LG전자(1134억원)와 삼성전자우선주(129억원)의 비중을 줄였다.

하나금융지주(840억원), 신한지주(833억원), 기업은행(311억원) 등 금융주들도 비중을 일부 축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미국 중심의 연말 소비 호조 모멘텀을 바탕으로 매수한 IT주의 비중을 소폭 줄이면서 중국 모멘텀을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중국 경착륙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화학, 철강주와 함께 자동차, 조선주 등을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메리트 측면에서도 화학, 철강 등 중국 관련주들은 그동안 주가 흐름이 부진해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큰 상황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설 직전 중국 정부가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중국 관련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며 "IT주 내 대형주·소형주 순환매가 함께 일어나고 있는 데 비춰 가격 메리트를 고려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도 "중국 모멘텀이 가세하면서 그동안 주가 부담이 커진 IT보다 화학, 철강, 조선 등 중국 관련주들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올해 들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의 연속성에 대해선 의구심이 남아있는 분위기다. 단기적으로 유럽 금융위기 우려가 여전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변수가 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수민 연구원은 "지난 11일까지 해외 뮤추얼펀드 자금 흐름에 비춰 연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슈가 소강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자금유출을 보였던 신흥시장(GEM) 펀드군으로는 3주 연속 자금 순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최근 2주간 유입된 자금의 80%가 상장지수펀드(ETF)란 점에서 이후 연속성은 확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