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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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저지른 잘못 아이땐 몰라…가정·학교에서 더 세심한 교육을
김현 <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 hyunkim@sechanglaw.com >
김현 <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 hyunkim@sechanglaw.com >
어린이들은 집단 따돌림이 잘못이란 걸 모르거나 아무 생각 없이 장난 삼아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에 휩쓸린다. 따돌림이 얼마나 친구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인지를, 내가 재미로 던진 돌에 맞아 개구리가 죽을 수 있음을 끊임없이 가르쳐야 한다. 내가 따돌림의 대상이 될까봐, 그룹에서 소외될까봐 비겁하게 집단 따돌림에 휩쓸려서는 안 되며, 이래서는 안 된다고 용기있게 말해야 한다고 가르치자. 정의로움의 아름다운 씨앗을 어린 가슴에 뿌려주자.
선인과 악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인간은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동시에 가지는 존재라고 믿는다. 천사같이 예쁜 어린이가 죄 없는 곤충을 무참히 밟아 죽이기도 한다. ‘우리는 천사가 아니다’라는 시 구절도 있다. 자상한 인성 교육으로 어린이의 나쁜 본성을 억제하고 잠재된 착한 성격을 북돋워야 한다.
교사가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적극 챙길 필요가 있다. 지식 제공자를 넘어서 제자들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고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타인과 원만하게 어울리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이끌어야 한다. 세심히 살피고 제자를 내 아이처럼 사랑하는 참스승이어야 한다.
성격이 다소 유별나거나 성적 부진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이, 뭔가 다른 어린이가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 쉽다. 교사는 주의를 기울여 특이 아동을 관찰하고 보호해야 한다. 이런 아동을 적극적으로 편들어주고 “이 학생은 이런 장점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줘 특이 아동이 자존감을 가지고 학교에 정을 붙일 수 있게 해야 한다. 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이해해주는 친구나 스승이 있다면 집단 따돌림으로 삶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공교육이 붕괴된 현실이 문제다. 일일교사로 모 중학교에 갔었는데 한 시간 강의 중 학생의 3분의 1은 자고 3분의 1은 떠들며 3분의 1만 경청하는 기막힌 현실을 보았다. 이런 분위기에선 착실한 학생이 소위 ‘범생이’로 집단 따돌림받게 되지 않을까. 가정교육도 중요하다.
인류에 큰 해악을 끼친 히틀러와 스탈린의 아버지는 지나치게 엄격하고 이유 없이 아들을 매질해 세상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줬다고 한다. 매 맞고 자란 어린이는 나중에 어른이 되면 복수하겠다는 마음이 생기고, 이런 어린이가 학교폭력의 장본인이 되는 일이 많다. 가정에서 보다 평화적으로,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 <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 hyunkim@sechanglaw.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