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金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곡선 그릴 것"
“유가와 금값은 상승 곡선을 이어갈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유럽 재정위기 등 상반기에 하락 압력이 있지만 올해 전체적으로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입니다.”

유진 와인버그 코메르츠방크 원자재리서치 글로벌 대표(사진)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유럽 재정위기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지만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책은 하루 아침에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이미 경기 침체에 빠져 있기 때문에 원자재 수요가 줄고 있다”며 “주목해야 할 것은 아시아, 특히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원자재 가격 하락 리스크는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와인버그 대표는 유가 상승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위기가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점과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급 축소 가능성이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대립, 러시아의 대규모 시위 등 지정학적 갈등 요소로 유가가 상승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 세계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공급을 줄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부터 불거진 중동의 민주화 바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복지비용 증가, 실업수당 지급, 무료 교육 등으로 정부 지출이 수직 상승했다. 높아진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원유 공급을 줄이면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와인버그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는 10년 전 배럴당 20달러 수준을 받았지만 올해는 80~90달러 선을 받아야 지출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 15%의 가격 인상을 감안할 때 2015년에는 배럴당 150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와인버그 대표는 금에 대해서도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금은 새로운 통화로 자리를 잡았다”며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최저 수준의 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금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석 기자 s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