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 "고령에 와병, 자진사퇴 등 고려해야"

러시아가 호스니 무바라크 전(前) 이집트 대통령에 대한 현지 검찰의 사형 구형에 우려를 표시하고 이런 결정을 거둘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7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언론보도문을 통해 "입수되는 정보에 따르면 이집트 검찰이 무바라크에 대해 교수형을 구형했다"면서 "러시아는 이같은 소식을 우려를 갖고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어 이번 일은 "당연히 우호적인 이집트의 내정에 관한 것이긴 하지만 최종 결정이 높은 국제사법기준에 근거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바라크의 경우 인도주의적 고려를 할 수 있다"며 "그의 나이가 83세의 고령이고, 그가 중병을 앓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2월에는 권좌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추가적인 민간인 희생을 피할 수 있었다"며 그에 대한 사면을 촉구했다.

이집트 검찰은 지난 5일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무바라크는 시민혁명이 진행된 지난해 1월25일부터 2월11일까지 18일 동안 경찰과 보안군 등이 실탄과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도록 지시함으로써 850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집권 기간 부정 축재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무바라크는 지난해 2월 권좌에서 물러난 뒤 시나이반도의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 칩거했지만, 이집트 법원의 명령으로 첫 재판을 받은 지난해 8월 3일부터 지금까지 카이로 인근 병원에 머물고 있다.

무바라크의 두 아들 가말, 알라도 현재 부정 축재와 돈세탁,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