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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문 닫힌' 뉴타운 의견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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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kph21c@hankyung.com
    [취재여록] '문 닫힌' 뉴타운 의견수렴
    “벽에 붙어 간담회 내용을 엿듣지 마세요.”

    서울시가 서소문 청사에서 지난달 22일 뉴타운 지역 주민 대표들을 초청해 가진 간담회. 회의장 바깥에서 간담회를 취재하려는 기자에게 서울시 관계자는 “벽에서 멀찌감치 떨어져달라”고 요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주민들이 나눈 대화가 외부에 공개된다면 주민 대표들이 편하게 얘기할 수 없고, 정책에도 혼선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날 간담회엔 뉴타운 사업에 찬성하는 주민 대표들이 참석했다. 원주민 소외 등 뉴타운의 문제점으로 서울시가 사업취소 등을 언급해온 만큼 찬성 주민들의 현장 논리와 이에 대한 서울시 측의 입장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비공개 입장을 고수해 취재는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등에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간담회도 비공개로 진행했다. 의견 수렴의 자리였음에도 취재진은 물론 초청받지 못한 다른 정비사업지역 주민들도 참석하지 못했다. 5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청사 1층 입구에서 항의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회의를 진행하는 방식도 매끄럽지 않았다. 사업을 시작하는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의 지역부터 공사 착공을 앞둔 사업시행인가 지역까지 사업추진 정도가 다른 15개 지역 주민들이 모이다 보니 간담회는 어수선했다. 한 주민 대표는 “서울시가 주민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의견을 듣는 행사를 가졌다고 외부에 홍보하려고 만든 자리 같았다”고 꼬집었다.

    수도 서울의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뉴타운 개선방안은 247개 구역 주민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경기도 등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다른 지자체와 전체 서울 시민, 전국 정비구역 주민의 관심 대상이기도 하다.

    서울시가 뉴타운 간담회에 붙인 공식 명칭은 ‘청책(聽策) 워크숍’이다. “주민들의 말을 최대한 귀담아 듣겠다는 의미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는 것이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박 시장이 참석 주민들과 악수하는 모습이나 인사말은 친절하게 동영상과 사진까지 제공했다. 행사의 의도가 소통이 아닌 홍보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하는 배경이다. 서울시는 뉴타운 의견수렴을 위한 25개구 구청장 초청간담회도 5일 비공개로 진행한다.

    김보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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