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들어 국내 증시에서 상장폐지된 종목은 모두 67개였다. 유가증권시장이 11개(지주사 상장 제외), 코스닥시장이 56개(유가이전 상장 제외)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코스닥에서 이름을 내린 기업이 많았다.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규모의 경제로 경쟁력을 키우려는 기업간 인수·합병(M&A)이 증가했고, 상장폐지 실질심사로 인한 퇴출기업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합종연횡 증가…12개 종목 M&A로 상폐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M&A를 이유로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12개였다.이는 2010년 10개보다 늘어난 수치다.

CJ그룹이 온미디어 엠넷미디어 CJ인터넷 등을 CJ E&M에 흡수합병시키면서 이들은 지난 3월 상폐됐다. 캠브리지코오롱은 코오롱인더로 통합됐으며, 현대DSF는 현대백화점에 합병됐다. 동양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동양매직은 동양메이저와 합병해 지난 9월 그룹의 지주사격인 동양으로 재출범했다. 대한전선의 계열사인 알덱스는 또 다른 계열사 티이씨앤코와 합병했다.

구조조정 및 사업부분 통합 등을 위한 노력은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일어났다. 원익은 자회사인 아이피에스와 아토를 합병시키고, 이름은 원익IPS로 변경했다.

덩치를 키워 경기둔화의 파고를 넘으려는 M&A도 활발히 진행됐다. 하이트맥주는 진로와의 합병으로 하이트진로로 거듭났고, GS홈쇼핑은 디앤샵을 합병해 판매채널 및 고객확대를 노렸다.

우량회사와의 짝짓기에 들어간 기업들도 있었다. 에이스디지텍은 제일모직으로 인수됐고, 자기자본을 초과한 손실로 퇴출을 기다리던 더체인지는 디지탈아리아로의 합병을 택했다.

◆코스닥 퇴출기업 감소…건전성 개선 중

코스닥시장에서의 상장폐지 기업수는 증시가 활황이었던 2010년보다 감소했다. 실질심사 도입에 따른 지속적인 부실기업 정리, 신규상장 및 우회상장 기업에 대한 감사 강화 등이 효력을 발휘했다는 진단이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상폐된 기업은 56개로 2009년 65개, 2010년 74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통해 퇴출된 기업의 수도 15개로, 지난해 28개에서 많이 감소했다.

전용훈 코스닥시장본부 공시1팀장은 "2009년 실질심사 도입이후 코스닥시장에서 190개가 넘는 한계기업들이 퇴출됐다"며 "실질심사 진행 및 이를 위한 한계기업 감시 강화로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재 코아에스앤아이가 실질심사 대상여부를 검토받고 있고, 에스씨디 디테크놀로지 오리엔트정공 등이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실질심사가 예정돼 있다. 실질심사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된 엔하이테크는 이의신청 기간에 있고, 에이원마이크로 신텍 지앤디윈텍 등은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다스텍과 에피밸리는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양옵틱스가 회계처리 위반을 이유로 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