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발표로 채권시장에서 비우량 등급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회사채시장이 양극화된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비우량 등급 기업들이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리테일(소매) 투자자들은 건설 해운 조선 등 리스크가 높은 업종의 회사채를 싼 가격에 내다팔고 있다.

19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이날 장내시장에서 2013년이 만기인 코오롱건설 회사채는 전 거래일에 비해 243bp 높은 10.02%에 거래됐다. 장외시장에서는 2014년이 만기인 한진해운 회사채가 81bp 높은 5.84%에 거래됐다. STX조선해양과 대한전선 등도 거래수익률이 폭등(채권 가격은 폭락)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소액 거래여서 회사채 평가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차입금 상환을 앞두거나 운영자금 마련이 절실한 A급 이하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경기 사이클과 별개의 지정학적 리스크인 만큼 앞으로 진행 상황과 시장의 안정화 시점을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회사채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시장 전반적으로 비우량 등급에 대한 기피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IB본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BBB~A급 그룹 계열사의 경우 물량 부담에, 투자심리 위축까지 겹쳐 이중 악재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