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테마株, 경영진 지분 매도 잇따라
- 단기 과열 양상 지적…투자주의

대외 악재가 증시를 짓누르면서 코스피 시장이 부진하자 매기가 코스닥 정치 테마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관련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하지만 이들 테마주의 경우 주가 고점 부근에선 어김없이 경영진들의 지분 처분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경영진의 지분 처분 이후엔 어김없이 주가가 고꾸라지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소위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되는 EG의 경영진들은 지난 14~15일 이틀간 장내에서 총 16만3000주를 팔아치웠다. 주당 처분 단가는 5만3900~6만1900원이다. 이광형 EG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인 이지메탈 대표이사가 각각 보유 주식 16만주와 3000주를 장내에서 매도한 것. 이에 따라 총 88억원 상당을 현금화했다.

EG는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최대주주이자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회사로 박 전 대표가 대선 행보를 본격화한 이달 들어 전날까지 156% 가량으로 치솟았다. 경영진들은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자 고점 부근에서 보유 주식을 처분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솔고바이오의 상황도 비슷하다. 최형호 솔고바이오 전무이사는 지난 15일 보유 주식 전량인 18만5528주를 주당 2195원에 장내에서 매도했고, 김영규 이사도 보유 주식 18만5528주(지분 0.34%)를 지난 12일 장내에서 주당 2094원에 처분했다. 약 8억원 상당을 현금화한 것.

박근혜 복지 테마의 주도주 격인 아가방컴퍼니도 주가 고점 부근에서 경영진의 지분 매도가 잇따랐다. 지난 7월 아가방컴퍼니가 한달동안 100% 이상 치솟을 당시 김욱 대표이사 회장은 7월말 주가 고점 부근에서 24만주를 장내에서 팔아치워 약 40억원 가까이 현금화한 바 있다.

이들 테마주들은 경영진들의 지분 처분 소식 이후 주가 급등세를 접고 대부분 급락세로 돌아섰다. EG는 이날 오전 10시43분 현재 7거래일만에 약세로 돌아서 3.42% 내린 6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솔고바이오도 전 거래일엔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이날은 3%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아가방컴퍼니도 경영진의 지분 매도 이후 주가는 고꾸라져 4개월여 동안 내리막을 탄 바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다시 복지 테마주 바람이 불면서 열기에 편승, 이달 들어서만 100% 가까이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 상황에 불안해지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정치 테마주에 대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경영진들이 지분 처분에 나서는 경우는 대부분 주가가 단기 고점을 형성한 부근"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