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부동산포럼] 2015년 롯데월드타워 들어서는 송파구 북쪽지역 노려볼 만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은 1년 만에 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3개월 만에 가격이 상승해 제 자리를 찾았고요. 공급량을 감안하면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역삼동 C&K타워 내 센트레톡 세미나홀에서 지난 13일 열린 ‘제36차 한경 부동산 포럼’에서 곽명휘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동산팀장은 “내년 신규 입주 물량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종언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정책에도 변화가 있었다”며 “내년 있을 두 번의 선거가 부동산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날 포럼에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과 부동산 관련 업계 종사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시장 나아지려면 불확실성 걷혀야”

곽 팀장은 내년 국내외 경제 상황이 호전된다는 전제 아래 “시장에 존재하는 풍부한 유동성이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세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면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심화하는 가계부채 문제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대출 규제가 풀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대출 규제가 강화되거나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할 경우 주택 시장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곽 팀장은 도시형 생활주택 투자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강남권 도시형 생활주택의 보증금과 월 임대료가 각각 1000만원, 90만원 선”이라며 “이같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수요는 한정돼 있어 도시형 생활주택 매매가가 하락할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월드타워 입주자 수요 노려라”

행사에 참석한 강남권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도 각 지역에서 추천할 만한 단지나 상품이 있다며 틈새 시장·상품을 소개했다.

잠실리센츠 인근 88부동산의 김용태 대표는 “강남역 삼성타운 입주 당시 직장인 수요가 입주 1년 전부터 움직이면서 인근 부동산 시세를 밀어올렸다”며 “2015년께 준공하는 롯데월드타워로 들어오는 직장인 수요는 삼성타운 학습 효과 때문에 좀 더 일찍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송파구에 투자할 때는 남부순환로를 기준으로 북쪽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송파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인구가 가장 많아 남부순환로를 따라 남북으로 분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북쪽은 롯데월드타워와 지하철 9호선이 들어서는 반면 남쪽 호재인 문정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는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환경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치동 토마토부동산의 전철 이사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단독주택 가격은 최근 2~3년 사이 최소 30~40% 상승했다”며 “부동산에 아파트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노후 대비를 위해 대형 아파트를 팔고 중소형을 사들인 뒤 그 차액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베이비붐 세대의 수요가 많은 데다 해외 교포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 움직임도 꾸준해 수익형 상품의 인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치·도곡동 상가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실수요자가 투자할 상품은 아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격이 비싸 수익률이 연 4%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다만 수익률이 낮더라도 상징적인 의미로 대치동 도곡동에 투자하는 고소득자들은 꾸준하다”고 강남권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전했다.

○우리동네 알짜 추천 단지는

각 지역에서 유망한 단지를 추천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서초동 롯데부동산의 정윤주 실장은 인근 삼호1차 아파트를 추천했다.

그는 “재건축 단지인 삼호1차의 용적률이 250%에서 300%로 상향 조정되면서 사업성이 좋아지고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소송으로 저평가됐던 단지가 호재로 인해 유망 투자처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호1차 아파트의 시세는 전용면적 88㎡가 6억8000만~7억원 선이다. 정 대표는 “입주 6년차를 맞은 주변의 같은 크기 아파트가 8억5000만원 수준”이라며 “신규 아파트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암사2동 신영부동산의 손민기 사장은 “강남권에서 주택 규모를 줄이면서 이주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암사역 인근 삼성광나루 아파트와 선사현대 아파트를 추천했다. 시세는 선사현대 전용면적 59㎡가 3억6000만원 선이다.

박한신/김보형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