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선정한 강남권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내년 집값과 전셋값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상반기가 내집 마련 적기”라고 진단했다. 투자 상품으로는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과 ‘수도권 역세권 소형 아파트’를 꼽았다.
상반기가 내집마련 적기…오피스텔· 역세권 소형 아파트 유망
○“매매·전셋값 완만하게 오를 것”

서울 강남권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 6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2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57%는 ‘내년 부동산 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집값이 3~5% 안팎 소폭 오른다’는 응답자는 50%로 상승세를 예상하는 견해가 많았다. 서초동 A공인 사장은 “시중에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바꾼 만큼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셋값이 5%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한 응답도 62%에 달해 내년에도 전세대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셋값 상승률은 12.2%로 2001년(16.4%)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잠실동 K공인의 김모 사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급 물량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구매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과 전셋값이 모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함에 따라 내년 중 집을 사는 게 바람직하다는 답변도 많았다. 내년이 ‘내집 마련 적기’라는 의견이 73%에 달했다.

내년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로는 총선과 대선 등 선거를 꼽은 응답이 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발 재정위기(33%)와 금리(10%) 등의 순이었다. 금리는 그동안 계속 동결돼 왔지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내년에 인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인상시에는 대출금 이자 부담으로 부동산 수요 기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피스텔·역세권 소형 아파트 ‘주목’

유망 투자 대상은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45%)과 수도권의 역세권 소형 아파트(30%)가 꼽혔다. 그 다음은 강남권 재개발 아파트(13%)와 강남·용산 등 블루칩 아파트(12%)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시세 차익이 불확실해지면서 임대수익이 중요해지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한 점’을 수익형 부동산과 역세권 소형 아파트의 유망성 근거로 제시했다. 경기 침체로 저평가 재개발 아파트도 입주 시점이 다가오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52%로 가장 높았다.

○“대출규제 풀고 보금자리 개선해야”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담보대출인정비율)를 중심으로 한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대답이 74%에 달했다.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투자 수익률을 높이려면 ‘레버리지 효과’가 필수적”이라며 “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양도세 중과 폐지만으로 회복세를 유인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취득세 감면 등 거래 활성화 대책(13%)과 주택 공급 확대(8%)도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제시했다.

서민들을 위해 싼 값에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의 정책적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88%나 됐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은 분양가에 공급해 민간 아파트 공급 시장을 위축시키고, 주택 매수 기반을 약화해 거래 부진을 일으키며, 전세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대안으로 ‘보금자리주택 전용 59㎡ 이하 소형 주택으로 제한’ ‘일반분양을 중단하고 공공임대 주택만 건설’ 등을 내놨다.

김보형/박한신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