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고객 감동 방송광고] 칠성사이다, 궂은 날씨…햇빛 비출때 마다 '번개 촬영'
‘사람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건, 사람에 지친 또 다른 생명을 품기 위해서일까.’ 광고 카피만큼이나 힘들었던 소지도에서의 광고 촬영은 많은 에피소드를 남겼다.

촬영 전날 기상악화로 인해 모든 촬영 일정을 취소하고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남 통영에 모인 광고팀과 엄태웅은 노심초사 날씨가 풀리기만을 바라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들의 바람이 통한 걸까. 촬영 당일 날씨가 풀렸고 ‘맑고 깨끗함’을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촬영 내내 자연은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전날 기상 악화로 인한 뿌연 안개와 높은 파도, 짖궂은 날씨는 계속 촬영팀의 뒤를 따랐다.

구름과 안개로 덮혀있는 소지도에 잠깐씩 햇빛이 비추면 광고팀과 엄태웅은 잽싸게 뛰어나가 촬영을 시작했다. 햇빛이 사라지면 수십대의 조명이 자연광을 연출하기 위해 모여드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람이 살지 않는 소지도는 길이 나 있지 않아 촬영감독과 스태프들이 길을 개척해야 했다. 엄태웅이 광고 속 소지도의 언덕을 올라가는 장면에는 촬영감독의 희생이 따랐다.

엄태웅을 멀리서 찍기 위해 길을 찾던 촬영감독이 계곡으로 떨어졌다. 계곡이 수풀로 우거진 게 다행이었다. 촬영감독은 가벼운 타박상을 입고 유유히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찔했던 순간, 아무렇지 않은 척 올라온 촬영감독의 모습에 많은 스태프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박수를 쳤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