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예산증액 노력…韓ㆍ中 정부에 항의"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13일 `중국 불법어선 단속' 긴급 현안보고에서는 우리 정부의 미흡한 외교적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전날 오전 서해상에서 불법조업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인천해경 소속 고(故) 이청호 경장이 순직한 데에는 정부의 안이한 해양외교가 근본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현기환 의원은 "우리 정부는 `중국과 배타적경제수역(EEZ) 문제가 합의되지 않고 있으니 해경이 열심히 막아라'는 식인데 이런 정부가 어디 있느냐"라며 "국토해양부도 4대강 사업만 말하지 말고 해양외교에 적극 나서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도 "2008년 우리 해양경찰관이 단속 중에 사망했을 때 중국의 유감 표명은 열흘 이후에야 나왔다"면서 "우리 정부의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대중국 굴욕외교'를 해왔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이번 사태는 해경을 넘어 외교부의 문제"라며 "중국에 대한 저자세 외교, 더 나아가 굴육외교가 이번 사고를 불렀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기춘 의원도 "중국 정부에만 항의하는 수준을 넘어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강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계획도 취소해야 한다"며 "우리의 `해양주권'을 무참히 무너뜨린 중국에 갈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모강인 해양경찰청장은 "총기 사용을 비롯해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면서 "질주하는 선박에 올라 단속하는 것은 전세계에 우리 해경밖에 없을 정도로 단속 의지가 강하지만 예산과 인력이 수반되는 문제는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토해양위는 이날 논의를 토대로 ▲해경 인력ㆍ장비 충원 등을 위한 예산(1년차 478억원) 적극 반영 ▲한국 및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 등을 상임위 차원의 의견으로 의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