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BI  통해 고품격 브랜드 이미지 구축"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익 추구다. 그러나 기업이 영속적인 생명력을 잃는다면, 예를 들어 올해 큰 수익을 올려도 내년에 실패한다면 그 성공은 의미를 잃는다. 따라서 기업의 생존력,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수익 추구만큼이나 중요하다. 기업이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장, 즉 고객과 함께 가야 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평소 ‘고객이 없으면 SPC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맹점 사장님들은 우리의 동반자이며 1차 고객이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특히 파리바게뜨는 올해를 고객가치경영 및 접점 서비스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이런 브랜드 컨셉트를 정립하는 데 주력해왔다.

파리바게뜨와 같은 제과점의 경우 상품의 품질은 말할 것도 없이 일관성 있는 서비스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무형이기 때문에 고객의 인식과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브랜드 구축이 필수적이다.

브랜드 구축 전략은 아이덴티티(정체성)의 설계, 네이밍(이름짓기)과 로고 디자인으로부터 출발한다. 파리바게뜨는 격조 높은 프렌치 스타일의 카페형 베이커리로 컨셉트를 잡고, 업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해왔다. 브랜드 네임은 길쭉한 모양의 정통 프랑스빵 바게트에서 따왔고, 최근 새롭게 수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는 신선함을 강조한 푸른색 글자체로 친밀함과 새로움을 더했다.

파리바게뜨는 이런 브랜드 가치를 시장에 널리 알리고 소비자 선호와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다각적인 마케팅 노력을 기울여왔다. 프랑스풍의 베이커리 제품(크루아상, 바게트, 페이스트리 등)을 위주로 제품 구성의 차별화를 추구했고, 매장에 냉동휴면상태의 ‘생지’를 공급해 그곳에서 갓 구워 신선한 제품을 판매하는 베이크 오프 시스템으로 맛의 차별화를 구현했다.

또한 업계 최초로 스타급의 빅모델을 기용해 TV광고를 했으며, ‘생크림 케이크는 파리바게뜨가 맛있다’는 유형의 타깃 제품 광고도 실시했다. 또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 대한 노력과 투자를 통해 각종 음료, 디저트 등의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그 결과 파리바게뜨는 브랜드의 위치를 시장에 확고하게 정립했고 높은 가치를 갖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됐다.

최근 브랜드와 소비자만족도 평가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 결과도 얻었다. 국가고객만족도(NCSI), 한국산업고객만족도(KCSI),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등에서 1위를 석권함으로써 국내 최고의 베이커리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SPC그룹의 주요 브랜드들은 베스트 프랙티스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브랜드 구축에 있어서는 상품 품질의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파리바게뜨는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과 여유로운 좌석, 도시적인 느낌으로 꾸며진 매장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이고자 했다. 또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를 기용해 냉장주스 브랜드 주스(Jus)와 생수 오(Eau)의 포장 디자인에 혁신을 꾀했다.

SPC그룹의 전망은 밝다. 이제는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고, 가맹점 종업원 등과 함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결해 나가야 할 이슈가 없는 것은 아니다. SPC그룹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노력을 경주하는 저변에는 국내 시장의 경쟁 심화가 있다. 특히 최근 치열한 경쟁 환경에 있는 커피전문점들도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 시장의 성숙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SPC그룹은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와 고급화, 브랜드 가치제고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그동안 SPC그룹은 상품의 표준화로 성공해왔는데, 이런 강점이 서비스의 개인화와 고객화(customization)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SPC그룹의 미래는 이런 이슈들을 얼마나 현명하고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