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진 9단이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서 생애 처음으로 세계 타이틀을 획득했다.

원 9단은 7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대회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235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국의 구리 9단을 상대로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원 9단은 결승 3번기 전적 2승1패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1998년 입단한 원 9단은 2007년 천원전과 지난해 GS칼텍스배에서 우승하며 국내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최종국은 원 9단의 흑번으로 시작됐다. 원 9단은 초반부터 좌변에 집을 챙기는 실리작전을 펼쳤으나 중앙 대마가 몰리면서 백에게 두꺼운 벽을 허용했다. 그러나 ‘원펀치’라는 별명답게 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며 중반부터 백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불리해진 구리는 종반에 접어들며 까다로운 승부수를 거푸 날렸지만 원 9단이 침착하게 방어하면서 승리를 굳혔다. 구리는 235수 만에 돌을 던졌다.

원 9단은 우승상금으로 2억원, 구리는 준우승 상금으로 7000만원을 받았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