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忍덱스 펀드' 기다린 보람이 있네
증시 조정으로 액티브펀드가 부진한 사이 인덱스펀드가 높은 수익률과 낮은 수수료율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덱스펀드는 펀드매니저의 개입 없이 벤치마크(비교지수)의 흐름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이다. 반면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의존해 개별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고판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티브 주식일반’ 유형은 최근 3개월간 4.40%의 수익을 거뒀다. 코스피지수 상승률 6.55%에 못 미치는 성과다.

'忍덱스 펀드' 기다린 보람이 있네
이에 비해 ‘코스피200 인덱스’는 9.89%, ‘기타 인덱스’ 유형은 12.13%를 기록했다. 기타 인덱스는 레버리지, KRX100, 대표기업지수, 중소형 인덱스 등 각종 지수를 따르는 펀드들이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자동차 화학 같은 주도주가 사라진 대신 매크로 변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종목보다는 전체 시장의 움직임에 의해 수익률이 결정되고 있다”며 “8월 이후 액티브 펀드의 활발한 포트폴리오 교체로 매매 비용이 높아진 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인덱스펀드는 분산 투자로 인해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제한되지만 상승장에서는 액티브펀드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덱스펀드는 상승장에서도 액티브펀드 못지않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급등했던 2009년과 지난해 ‘코스피200인덱스’ 펀드는 각각 53.36%와 23.57% 수익을 거둬 ‘액티브 주식일반’(54.17%, 19.15%)과 비슷하거나 앞섰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는 추종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인핸스드(enhanced) 인덱스펀드가 주를 이룬다”며 “현·선물 차익거래, 공모주 투자 등을 통해 추가 수익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인덱스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만큼 수수료도 싸다. 액티브펀드는 연 2~3%의 수수료를 받지만 인덱스펀드는 연 1% 안팎이다.

국내 주식형에서 인덱스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2007년 7.6%에 불과하던 인덱스펀드 비중은 작년 말 13.2%까지 늘었고, 현재 17.5%를 차지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