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맞춰라"…뉴캠리 주차센서·내비 별도장착
미국 메이저리그의 야구 배트 최대 공급지인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동쪽으로 130여㎞ 떨어진 조지타운. 이곳에는 도요타자동차의 해외 생산 허브격인 도요타 켄터키 공장(TMMC)이 자리잡고 있다.

1988년 완공된 도요타의 첫 북미 공장이자 연간 50만대 생산능력을 갖춰 북미 지역 14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일본과 해외를 통틀어 도요타의 전 세계 62개 공장 중에서도 일본 쓰쓰미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단순히 외형뿐만이 아니다. 미국 최고 권위의 자동차 시장조사회사인 JD파워로부터 9번씩이나 최우수 공장으로 뽑힌 것은 북미 전역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북미 지역 내 다른 도요타 공장에 인력을 보내 기술을 지도하는 ‘마더 플랜트(mother plant)’역할을 하는 데서 알 수 있듯 도요타 품질 관리의 심벌로 통하는 곳이다.

도요타 켄터키 공장은 내년 1월 도요타 북미 공장중에서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북미 지역에서 처음으로 베스트셀링카 캠리의 해외 수출을 맡게 됐다. 지금까지 도요타 북미 공장에서 해외로 나간 차들은 승용차 아발론과 미니 밴 시에나, 픽업 트럭류 타코마·툰드라 등 일부 차종에 국한됐을 뿐, 대표 차종인 캠리의 수출 물량은 모두 일본 내에서 생산됐다. 이번에 켄터키 공장이 북미에서 캠리 수출의 물꼬를 트게 됐고, 그 대상은 바로 한국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직후인 내년 1월18일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한 캠리의 신모델 ‘뉴 캠리’가 한국에서 본격 시판된다. 뉴 캠리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이 기존 8%에서 4%로 적용되는 첫 신차다. 도요타 측은 뉴 캠리 한국 론칭 첫해인 내년에 6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한·미 FTA를 앞둔 도요타 미국 공장 경영진의 반응은 ‘흥분’이었다. 도요타 켄터키 공장의 스티브 안젤로 회장은 “우리 임직원들은 한국에 차를 수출한다는 데 들떠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이 새로운 한 미 협력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한국도요타는 당초 뉴 캠리의 미국 론칭 시점인 지난 9월 한국에서도 동시 판매에 들어갈 방침이었으나, 켄터키 공장 측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철저히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기를 요청해 와 FTA 발효 직후인 1월 중순으로 조정했다. 뉴 캠리의 한국 수출 모델은 앞 범퍼 주차 센서, 백미러 방향등, 고급 오디오·내비게이션 등 한국 소비자들의 선호에 맞는 편의사양을 별도로 장착했다. 윌버트 제임스 도요타 켄터키 사장은 “한국에 수출한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아주 특별한 일”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항상 귀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타운=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