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 넘치는 국내 핵 개발 비화
2000년대 국내 핵 개발 비화를 다룬 팩션(faction) 소설 《모자 씌우기》(모아북스)가 출간됐다.

저자인 오동선 평화방송 PD는 10년 넘게 다큐와 시사 프로그램을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밀 핵 실험 이야기를 팩션 형식으로 엮어냈다. 그는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의문의 우라늄 농축 실험의 진실,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 CIA, 노무현 정부, 과학자들 간에 벌어졌던 갈등의 이면, 2007년 말 핵 물질 실험결과의 이명박 정부 인수인계 등을 다룬다. 비밀리에 핵 실험을 하는 대한민국 과학자들, 이들을 추적하는 CIA와 IAEA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는 이를 통해 “2000년 대한민국 과학자들이 우라늄 농축 장비를 자체 개발해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 우라늄 고농축 실험을 세 차례나 연속적으로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우리 과학자들은 우라늄 235가 90% 이상 농축된 무기급 우라늄 농축에 완벽하게 성공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IAEA 사찰 때 농축된 우라늄 235에다 우라늄 238을 섞어 농축도를 떨어뜨리는 역실험과 ‘모자 씌우기’를 통해 비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한다.

‘모자 씌우기’는 국제사회의 감시와 견제를 피하고 비밀 실험을 전개하기 위해 다른 실험 내용을 덧씌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당시 고위급 책임자로부터 직접 들은 것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고위 관계자에게 크로스체킹했다”며 “형식은 소설이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