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기름 공급을 위한 공동구매 재입찰이 8일 실시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식경제부가 1차 입찰에 참여한 정유 3사를 상대로 물밑 접촉을 벌였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고 정유사들은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라며 눈치를 보고 있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경부는 기름값 인하 대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할 정유사를 선정하는 입찰을 8일 진행한다.

2차 입찰을 예고했지만 유찰된 한 달 전 상황과 달라진 게 없어 정부에서도 낙찰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싸게 팔아야 하는 알뜰주유소의 목적을 고려할 때 2차 입찰이라고 제시 가격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지난달 15일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3사가 참여한 가운데 1차 입찰을 벌였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유찰됐다. 휘발유와 경유를 대량으로 공동구매한 뒤 시중가보다 ℓ당 70~100원 싼 값에 팔 계획이었지만 정유사들은 마진 때문에 기존 주유사보다 ℓ당 50원 이상 낮게 공급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는 정부가 제시하는 가격과 정유사가 원하는 가격 차가 대폭 좁혀지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입찰과는 별도로 정유사들과 개별적으로 수의계약을 맺기 위한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입찰이 아니라 수의계약으로 방향을 트는 분위기라는 관측이다.

지난달 말 한국주유소협회와 자영주유소협의회 대표들은 정유회사들을 찾아 알뜰주유소 출범을 강행하면 폴 사인을 떼거나 휴업하는 등 극단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정유사로서는 공급처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을 포기하고 기존 주유소들의 반발 위험까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 상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