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도 칭찬한  '김황식式 소통'…어디 가든 "들으러 왔다"
자유선진당은 지난 6일 “국민에게 감동을 준 김황식 국무총리를 정부는 본받아야 한다”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냈다. 야당이 고위 관료에 대해 공개적으로 칭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자유선진당이 이런 논평을 내놓은 배경엔 김 총리의 소통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자신을 낮추고 조용한 행보 속에서도 진실된 모습을 보여온 것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리가 대외행사에서 강조하는 것은 ‘낮은 자세로 귀 기울이기’다. 진솔함도 강점이다.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1주년 추모식 때 폭우 속에서 수행비서가 우산을 받쳐주자 “치우라”며 40여분간 비를 맞은 채 눈물을 흘린 게 대표적인 예다.

그는 7일 경기도 김포 해병 2사단을 방문해 사병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장병들을 위로했다. 최근 경찰부대, 가천대를 방문했을 때도 구내식당을 이용했다. 경호인력은 항상 1~2명으로 최소화한다. 식사를 할 때마다 “나는 들으러 왔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지난 4일엔 순직 소방관 장례식에 참석해 자녀들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혔다. 보수진영의 ‘위로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런 때문인지 여권 일각에선 “내년 선거에도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김 총리의 팬이 빠르게 늘고 있다. 7일 현재 총리실 트위터 팔로어는 1만6481명, 페이스북 ‘좋아요’(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구독하는 사람)는 8만7721명이다. 합하면 10만명이 넘고 16개 중앙정부부처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그렇지만 김 총리가 정치권에 진출하거나 대외적으로 보폭을 공개적으로 넓힐 가능성은 낮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본인이 정치에 뜻이 없음을 누차 강조했고, 대통령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고건 당시 총리가 대통령 대행을 무난히 수행하면서 ‘대통령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다 청와대와 사이가 틀어진 경험이 있어 김 총리도 조심스러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