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징가. 동·서양을 대표하는 게임업체의 증시 입성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게임업체의 가치도 재평가 받을 전망이다.

7일 증시전문가들은 온라인 게임사의 대표격인 넥슨과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의 선두업체인 징가가 각각 일본과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국내 게임업체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도 재평가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넥슨과 징가는 오는 14일과 16일 각각 상장을 앞두고 있다. 넥슨의 공모 후 시가총액은 5560억엔(8조1000억원) 수준으로 공모를 통해 910억엔을 조달할 예정이다. 징가의 공모가 예상범위는 주당 8.5~10달러 수준으로 시가총액은 100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상장 후 징가와 넥슨은 블리자드에 이어 세계 2,3위의 상장 게입업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상장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국내 게임업체들의 밸류에이션도 상승할 수 있다"며 "특히 넥슨의 주가가 상장 이후에도 크게 오른다면 상대적으로 엔씨소프트네오위즈게임, NHN(NHN재팬)이 부각될 수 있을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3대 게임업체 외에도 온라인게임업체 중에는 일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웹젠 등이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실적 기준으로 봤을 때 넥슨과 징가 대비 엔씨소프트가 저평가가 됐다고 판단된다"며 "따라서 두 회사의 상장이 성공하면 상대적으로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싸게 느껴지는 효과는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넥슨의 상장으로 온라인게임업체의 주가에 대한 보다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최병태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국내의 온라인 게임사들이 해외에 직접적으로 비교할만한 회사가 없었기 때문에 넥슨의 주가흐름이 국내 게임주의 벨류에이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 20배 이상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의 밸류에이션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넥슨은 해외 비중이 높고 매출 지역과 타이틀이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부분유료화, 라이브 서비스에 노하우가 장점으로 꼽힌다.

온라인게임업체뿐 아니라 소셜게임 등을 서비스하는 모바일 관련주들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과 징가 모두 모바일 쪽에 신규 사업을 확장하거나 강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이사는 "국내 모바일 업체 중에서는 아직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기업이 없는 편이기 때문에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며 "게임빌컴투스, JCE 등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이 미비하거나 하락한다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두 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게임업종에 대한 실망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현재 넥슨의 공모가는 PER 15배 수준 정도이다"며 "넥슨의 PER이 상장 이후에도 같은 수준에 머문다면 국내 온라인게임주의 밸류에이션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