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경광고대상] 한국투자증권, '鵬程萬里'…고객과 묵묵히 미래 준비
‘거대한 새가 만리를 날아간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회사 이미지 광고인 ‘붕정만리(鵬程萬里)’의 뜻이다. 사자성어에 등장하는 붕새는 ‘장자’에 등장하는 상상의 새다. 날개 길이가 수천리에 이르러 한 번 날면 하늘에 구름을 덮은 것처럼 보였다고 묘사된다.

증권업은 금융업종 중에서도 속도과 순발력이 중요한 분야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접속자에서부터 투자은행(IB) 업무까지 수십 개 분야에서 63개에 이르는 증권사들이 각축한다.

‘크고 먼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붕정만리를 기치로 내걸기 쉽지 않은 분야다. 하지만 노순석 한국투자증권 전무는 “붕정만리에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변화의 방향이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

○‘멀리나는 큰 새’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다. 은행 계열이나 대기업 계열이 아닌 증권사 중에 ‘대형 증권사’라는 이름을 달 수 있는 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2005년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증권이 통합해 만들어진 한국투자증권은 120여개 점포에 고객예탁자산 67조원을 관리하고 있다. IB와 자산관리 분야에서 각각 두각을 나타내던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의 시너지는 더욱 커졌다.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는 해당분야를 일찍부터 선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증시 초창기인 1970~1980년대 국내 최대 투자신탁 회사로 국내 제조업체에 투자자금을 수혈하고, 투자문화가 궤도에 오른 1990년대부터는 선진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제공했다.

지난 10월 말에는 7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확충했다.

증권업계 최초로 프라임브로커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붕새’로 부르기에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게 증권업계 평가다.

노 전무는 “기교와 화려함으로 치장하기보다는 묵묵히 먼 길을 함께 걸어가는 한국투자증권의 노력을 광고에 투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1등’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기보다는 높은 비전을 갖고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에서까지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신뢰를 기반한 자산관리
[2011 한경광고대상] 한국투자증권, '鵬程萬里'…고객과 묵묵히 미래 준비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 ‘퇴직연금 용어해설서’를 발간했다. 연금제도와 퇴직연금 설계 전반의 용어를 집대성해 학술적으로 설명했다. 퇴직연금 관련 용어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서적은 국내 최초다.

증권업의 주력 사업이 단순한 주식 중개를 넘어 고객 자산관리로 바뀌면서 고객의 노후를 책임지는 퇴직연금도 증권사의 중요한 업무 영역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중에 가장 빨리 이 같은 업종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2008년 6월 퇴직연금연구소를 설립, 해당 분야에 대한 준비를 선제적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자산관리직원이 증권과 펀드를 통합해 서비스할 수 있는 ‘종합영업직군제’를 도입, 다른 증권사들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생명 기업공개(IPO)를 대표주관하는 동시에 자산관리 서비스인 ‘아임유’를 출시, IB와 자산관리 양쪽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올 들어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은 자산관리 분야에서의 선전이 큰 도움이 됐다.

광고 카피에서 ‘만리(萬里)’를 강조한 것도 고객자산 관리 분야에서의 책임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노 전무는 “증권사 업(業)의 본질은 고객의 자산을 소중히 키우는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어려워진 환경 속에서 고객의 자산이 성장할 때 증권사 가치도 성장한다는 문제의식에서 광고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흔들리지 않고 먼 길을 내다보며 고객과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데 앞으로도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