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證, 종금업 인가 만료…"영향 크지 않다"
동양종금증권의 종합금융업(이하 종금업) 인가가 30일부로 만료된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종금' 기능을 띈 '동양증권'으로 거듭나게 된다.

동양증권은 종금업 면허 덕분에 가능했던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가능한 종금형 CMA를 앞세워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대형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었다. CMA는 은행의 예금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어 자체로 증권사의 수익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금융투자의 '포털' 역할을 해 주식을 거래하고 펀드에 가입하는 등 교차판매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형 증권사 도약의 기반이 된 종금업 라이선스의 만료로 동양증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종금업인가 만료가 2001년 동양현대종합금융과 합병 당시부터 정해져 있던 사항으로, 이미 수년전부터 대비해왔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게 동양증권의 설명이다.

우선 근간이 됐던 종금형 CMA 고객을 대부분 흡수했다. 동양증권은 CMA 업계 1위 답게 모든 종류의 증권형 CMA 라인업을 갖춰 종금형 CMA에 가입한 고객들이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CMA를 선택해 전환할 수 있도록 대비해 왔다. 특히 지난 5월에는 CMA통장의 기능은 그대로 살리면서 예금자보호가 되는 특화된 자산관리통장인 'W-CMA통장(미지정)'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통장에 예치된 예수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며 연 3.1%(지난 28일 기준)의 높은 이자를 제공하기 때문에 종금형 CMA 고객의 상당수가 전환했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전체 CMA 계좌 1130만여개 가운데 동양증권은 390만여개의 CMA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종금형 CMA계좌가 증권형CMA와 예금자보호가 되는 W-CMA 통장으로 전환돼 증권업계 CMA 강자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

종금업 만료에 따른 기업여신을 취급할 수 없게 돼 이자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그러나 여신공여로 인한 부실여신(NPL) 발생은 급감하게 돼 일회성 비용 증가가 기업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줄어들게 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제 2009회계연도에 2196억원에 달했던 동양증권의 영업이익은 2010회계연도에 9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종금업 만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신을 조기회수하고 부실여신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이 852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실적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종금업 만료에 따른 수신감소로 자금수지가 위축됐지만 주식 시장 점유율(M/S) 증가, ELS 랩 등 주식관련 금융상품 판매증가, 지난해 발생했던 대손충당금의 일부 환입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종금업 인가 만료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종금업 만료로 기업여신을 못하게 되면서 신규 수익원이 모자랄 수 있지만 그동안 이로 인해 자산건전성이 좋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며 "종금형 CMA의 전환 등을 감안하면 종금업 만료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동양증권은 수익원 다양화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비용통제, 관리비절감 등을 통해 종금만료 이후 불확실성의 제거와 함께 특화된 자산관리 영업과 전통 IB 강자로서의 영업 시너지 창조에 역량을 집중하고 해외사업의 본격화로 다각적 수익원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