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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수명 다한 주민등록번호 손볼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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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등록번호의 효용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회원수가 수백만명을 넘는 온라인 서비스의 회원 정보가 잇단 해킹으로 유출되면서 이제 거의 모든 국민의 주민등록번호와 신상 정보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에 ‘한국신분증번호’를 입력하면 무려 320만건이 검색될 정도라고 한다. 주민등록번호는 이미 개인의 고유 정보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잃은 것이다.

    전 국민의 주민번호가 유출되다시피 한 것은 대부분의 온라인·모바일 서비스가 가입 조건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반드시 요구하고 있어서다. 단순한 주민번호 유출만으로 무슨 큰 문제가 생기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민들이 자신의 정보가 온라인 상을 둥둥 떠다니는데도 속수무책이라는 점부터가 그렇다. 흘러나간 정보가 누구에게 갔는지, 어떤 용도에 사용되는지도 알 길이 없다. 그러다 보니, 범죄에 손쉽게 사용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분증이 위조되고,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이 만들어진다.

    전 국민에게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미국은 사회보장번호가 있지만 은행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요구할 수 있다. 그나마 전체 번호가 아닌 뒤쪽 네 자리만 요구한다. 더욱이 개인이 원하면 바꿀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이유 없이 사회보장번호를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일본은 2002년부터 전 국민에게 식별번호를 부여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다. 자신의 번호를 모르는 사람도 태반이라고 한다.

    기존 주민등록번호를 폐기할 때가 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자주민증도 해법이 아니다. 도용될 번호가 하나 더 추가될 뿐이다. 새로운 주민등록번호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아예 다른 나라가 사용하는 제도로 바꿀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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