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형차 경쟁 후끈… 내년 25종 쏟아진다
내년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자동차 업체가 소형차 공급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내놓고 있어서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2012년 경영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를 올해보다 4.2% 증가한 7855만대로 예측했다. 올해 예상 증가율인 4.3%보다 1%포인트 둔화된 것이다. 유럽과 일본은 대기수요 유입으로 소폭 증가할 수 있지만 미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대부분 시장의 판매 증가율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도 올해 예상치인 160만대보다 1.1% 감소한 158만대로 예상됐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은 “경제성장률 둔화 여파로 소비여력이 떨어지면 가계의 소비 지출 항목 가운데 소득 탄력성이 높은 자동차 구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내년에 국내에서 준중형, 중형 차급의 신차 출시가 없다는 점도 판매 증가율을 둔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내년에 올해보다 4차종이 많은 25종의 소형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GM은 북미 시장에서 최초로 A세그먼트 모델을 출시하고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다목적차량(MPV) 중심의 신차를 내놓는다.

폭스바겐은 세계 1위를 위해 지난달 경쟁업체의 소형 모델보다 낮은 가격에 소형차 ‘업’을 내놓았고 내년 중국에서도 A세그먼트의 신형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소형차의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일본 대지진에 이어 태국 홍수로 타격을 입은 도요타와 혼다는 미국 시장 중심으로 신차 가격인하, 인센티브 확대, 리스기간 연장 등으로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박 소장은 “올해는 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업체들이 생산 정상화에 주력해 경쟁의 강도가 예상보다 약했다”며 “하지만 내년 경기 재침체 위기에 대비해 자동차 업체들이 비상대책 수립에 들어가면서 내년에는 생존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