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반란…휴대폰 공짜 통화시대 열리나
4세대 LTE(롱텀에볼루션)서비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인터넷 전화서비스 전면 시행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자칫 음성통화 매출 감소에 이은 수익성 악화로 제 살을 깎아먹을 수도 있는 승부수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소비자 위주의 혁신적 서비스를 통해 선발주자들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는 현행 통신시장 판도 자체를 흔들지 않고서는 만년 3등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벗어던질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SK텔레콤 KT를 향한 정면 도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3세대 약자의 설움 벗겠다”

VoLTE는 경쟁사들과 달리 W-CDMA(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으로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할 수 없는 LG유플러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김철수 LG유플러스 부사장은 “LG유플러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2세대와 3세대 사이의 통신서비스 CDMA(부호분할다중접속)와 LTE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회사”라며 “때문에 3세대 단말기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가입자 확보 경쟁에서도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SK텔레콤을 비롯해 전 세계 대부분의 통신사는 W-CDMA 등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다가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술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이에 맞춰 통신 칩과 단말기를 생산해 공급한다. LG유플러스는 항상 이들보다 단말기나 통신칩을 늦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아예 LG유플러스용 단말기는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세계 표준과 맞지 않아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은 해외 로밍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었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상황에서 LTE 서비스에 회사의 명운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2.1㎓ 주파수도 따냈다. 경쟁사들보다 빨리 전국 LTE망을 구축하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덕분에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이미 LTE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연말까지는 84개 도시로 확대하고 내년 3월에는 읍·면·동 수준까지 서비스가 가능해져 진정한 전국 서비스를 완성하게 된다.

◆내년 LTE폰 16개 쏟아진다

LG유플러스는 VoLTE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전국 LTE망과 기존 102만개 지역에 설치된 와이파이 서비스인 ‘유플러스존’을 결합해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프로젝트를 ‘FAST’(First All-IP Seamless Total network)로 명명했다. ‘어디서나 인터넷이 끊김없이 되는 최초의 종합 네트워크’라는 뜻이다.

LG유플러스는 이처럼 전국적으로 구축된 유무선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해 음성,데이터,영상 등의 통합 서비스에 나선다. 사물간통신(M2M),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등도 추가적으로 선보인다. 외부 중소기업들과 협력해 FAST 환경에 맞는 응용 서비스들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내년에 출시될 20여 종의 단말기 중 80%에 해당되는 16종은 LTE 전용 폰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퀄컴과 협력해 VoLTE용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도 개발하기로 했다.

◆통화중 인터넷 검색도 가능

LG유플러스의 반란…휴대폰 공짜 통화시대 열리나
LG유플러스가 VoLTE를 시작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점은 뭐가 있을까. 우선 통화를 하다가 자유롭게 기능 전환이 가능하다. 음성통화를 하다가 영상통화를 하거나 채팅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바로 바꿀 수 있다. 통화를 하다가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음성통화가 인터넷전화 방식으로 전환되면 반드시 휴대폰으로만 통화하려고 고집할 필요가 없다.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PC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연결된 TV를 통해서도 통화를 할 수 있다.

요금제도의 변화 가능성도 있다. 음성통화를 인터넷 전화로 서비스하게 되면 음성통화료를 예전처럼 비싸게 받을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음성통화료와 데이터통화료를 별도로 구분할 이유도 적어진다. LG유플러스는 요금이 획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란 점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요금 인하 가능성을 부정하지도 않았다. 이상철 부회장은 “아직 요금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내년에는 요금제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요금제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실 요금을 낮추지 않으면 LG ‘통신혁신’의 빛이 바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요금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